1992년 12월 국도극장에서 개봉했던 마이클 만 감독의 영화 '라스트 모히칸'(The Last of The Mohicans, 1992년)을 처음 봤을 때 그 감동을 지금도 잊지 못한다. 울창한 숲 속을 휙휙 날며 사슴을 사냥하던 다니엘 데이 루이스의 모습과 다른 인디언 부족에게 끌려간 여인을 되찾기 위해 총을 들고 달려가던 모습, 그리고 마지막 처절한 벼랑 끝 싸움. 그 위로 흐르던 트레버 존스와 랜디 에델만의 웅장한 음악이 어우러진 영상은 광할한 대자연 위에서 펼쳐지는 한 편의 서사시였다. 어려서 계림문고 번역본으로 읽었던 '모히칸족의 최후'가 이렇게 훌륭한 내용이었던가 새삼 되짚어 보게 됐다. 작가인 제임스 페니모어 쿠퍼는 원작 소설에서 미국 독립전쟁으로 이어진 7년 전쟁의 와중에 억울하게 죽어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