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미국 32

비버리 힐스 캅3(블루레이)

2편이 나온 지 7년 만에 선보인 존 랜디스 감독의 '비버리 힐스 캅3'(Beverly Hills Cop III, 1994년)는 망작이었다. 여전히 에디 머피가 떠벌이 형사로 나와 변함없는 입담 실력을 과시하지만 형편없는 시트콤 수준의 스토리는 욕먹기 딱 좋은 수준이다. 내용은 1,2편에서 활약한 경찰반장(길버트 힐)을 살해하고 달아난 범인들을 쫓아서 디트로이트에서 비버리 힐스까지 날아간 액셀 폴리(에디 머피) 형사의 활약을 다루고 있다. 전편에서는 자신을 도와준 비버리 힐스 반장이 총을 맞으며 시작하더니 이번 작품에서는 직속 상관이 총을 맞고 죽는다. 그 바람에 3편에 모두 출연한 길버트 힐은 초반에 잠깐 얼굴을 내밀고 사라진다. 문제는 달아난 범인들의 정체다. 이들은 놀이공원 지하에 공장을 차려 놓고..

비버리 힐스 캅2(블루레이)

'비버리 힐스 캅2'(Beverly Hills Cop II, 1987년)는 전편의 후광을 등에 업고 등장했다. 전편이 뜻하지 않은 성공을 거두면서 후속편에 대한 기대가 높았다. 그래서 '탑건'으로 성공한 토니 스콧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아무래도 전편을 감독한 마틴 브레스트보다는 흥행 코드를 잘 아는 감독으로 꼽혔다. 여기에 주연인 에디 머피를 이어 전작의 배우들도 대거 등장했다. 내용은 전편에서 액셀(에디 머피) 형사를 도와준 비버리 힐스 경찰서의 보그밀(로니 콕스) 반장이 총에 맞아 쓰러지자 이를 돕기 위해 액셀이 디트로이트에서 비버리 힐스로 날아가 사건을 해결하는 이야기다. 특이한 것은 못된 총잡이로 여자 악당이 등장한다. 이를 장신 모델로 유명한 브리지트 닐슨이 맡았다. 브리지트 닐슨은 한때 실..

월플라워(블루레이)

월플라워는 증권에서는 관심 밖 종목을 말한다. 원래는 댄스파티에서 아무도 춤을 추려하지 않아 혼자 우두커니 벽 앞에 서 있는 사람을 뜻하는 말이다. 한마디로 왕따다. 스티븐 크보스키 감독의 '월플라워'(The Perks of Being a Wallflower , 2012년)는 미국 고교의 왕따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내용은 고교에 입학했으나 친구를 사귀지 못해 혼자서 점심을 먹으며 외톨이 생활을 하는 주인공 찰리(로건 레먼)가 뜻밖에 패트릭(에즈라 밀러)과 샘(엠마 왓슨) 오누이를 친구로 삼으면서 힘든 과거를 극복하는 이야기다. 찰리는 말하지 못하는 아픈 과거 때문에 친구를 쉽게 사귀지 못하는데 패트릭과 샘도 동병상련의 처지다. 패트릭은 낙제를 했고 샘은 어려서 못된 짓을 당해 험한 날들을 보냈다. 각자..

레디 플레이어 원(4K 블루레이)

1980년대 대중문화에 흠뻑 젖었던 사람이라면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레디 플레이어 원'(Ready Player One, 2018년)은 일종의 종합 선물세트 같은 영화다. 1970, 80년대에 어른들이 아이들에게 주는 선물 중에 종합 선물세트가 있다. 시중에 파는 온갖 과자를 골고루 섞어서 하나의 패키지로 만든 과자 묶음이다. 아이들에게는 그야말로 생일상 같은 선물이다. 이 영화는 80년대 영화, 만화, 게임, 노래 등 시대의 아이콘이 됐던 대중문화들이 골고루 섞여 있다. 도대체 이 많은 아이템들을 어떻게 욱여넣을까 싶은데 어떤 아이템은 캐릭터로, 어떤 아이템은 카메오로, 어떤 아이템은 벽에 붙은 포스터 등으로 골고루 등장한다. 우선 초반 여주인공 사만다(올리비아 쿡)가 타고 등장하는 오토바이는 유명한..

페임(블루레이, 리메이크작)

1980년에 나온 '페임'은 아이린 카라의 너무나 유명한 노래와 걸출한 알란 파커 감독의 훌륭한 연출이 조화를 이룬 뛰어난 작품이다. 따라서 리메이크작을 만든다면 원작의 명성이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케빈 탄차로엔 감독의 리메이크작 '페임'(Fame, 2009은)은 그런 점에서 불리할 수밖에 없는 작품이다. 원작보다 나은 노래들과 명장을 뛰어넘는 연출력을 보여줘야 하기 때문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리메이크작은 잘못 도전장을 던졌다. 노래나 연출, 배우들의 연기, 영상 등 어느 것 하나 원작을 넘어서지 못했다. 내용은 원작과 동일한 뉴욕 예고생들의 성공을 향한 열정과 노력, 눈물과 아픔을 담았다. 배우들 외에 달라진 점이 있다면 시대상을 반영해 음악들이 랩과 힙합을 가미한 점이다. 음악을 연주하고 춤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