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미국 32

블랙 앤 블루(블루레이)

디온 테일러 감독의 '블랙 앤 블루'(Black and Blue, 2019년)는 흑백 갈등을 녹여낸 스릴러다. 내용은 살인 누명을 쓰고 부패 경찰들과 범죄 조직에게 쫓기는 흑인 여경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새로 경찰서에 배정받아 순찰을 돌던 여경 알리샤(나오미 해리스)가 마약상을 살해하는 부패 경찰들의 범죄 현장을 목격하게 된다. 마침 알리샤의 몸에 달려 있는 바디캠을 통해 살인 사건이 고스란히 녹화됐다. 부패 경찰들은 자신들의 범죄를 막기 위해 알리샤에게 마약상 살해 누명을 씌우고 경찰과 범죄 조직에게 쫓기도록 만든다. 그때부터 알리샤는 살아남기 위해 목숨을 건 추격전을 벌이게 된다. 영화 속에는 두 가지 갈등이 들어 있다. 우선 흑인에 대한 백인들의 경계와 차별이다. 처음 영화가 시작하고 나서 조깅..

포드 v 페라리(4K 블루레이)

제임스 맨골드 감독의 '포드 v 페라리'(FORD v FERRARI, 2019년)는 1960년대 세계 최고의 자동차 자리를 놓고 미국의 포드와 이탈리아의 페라리가 치열하게 다툰 실화를 다룬 영화다. 특히 포드와 페라리는 매년 6월 프랑스 르망에서 열리는 세계적인 자동차 경주대회 르망 24의 우승을 놓고 경쟁을 벌였다. 자동차 업체의 자존심이 달린 르망 24 미국의 인디애나폴리스 500, 모나코 그랑프리와 함께 자동차 경주의 트리플 크라운으로 꼽히는 르망 24는 특이한 대회다. 정해진 거리를 빠르게 주파하는 다른 자동차 경주와 달리 이 대회는 24시간 동안 더 많은 거리를 달려야 우승한다. 그만큼 빠르고 오래 달릴 수 있는 튼튼한 자동차가 승리한다. 페라리가 이 대회를 석권한 반면 미국은 1959년 자동차..

레옹(4K 블루레이)

뤽 베송 감독의 걸작 '레옹'(Leon, 1994년)은 뜻하지 않게 탄생한 작품이다.뤽 베송이 '제5원소'를 준비하면서 기간이 길어지자 공백을 메꾸기 위해 급히 만든 작품이다. 가볍게 소품처럼 만든 이 작품은 개봉 후 큰 주목을 받았고 흥행에도 성공하면서 뤽 베송을 대표하는 작품 중 하나가 됐다.내용은 뉴욕에 홀로 사는 이탈리아인 킬러 레옹(장 르노)이 뜻하지 않은 사건으로 고아가 된 어린 소녀 마틸다(나탈리 포트만)를 만나면서 삶이 달라지는 이야기다. 마약 밀매에 가담한 마약 및 총기밀매단속국(DEA) 반장 스탠필드(게리 올드만)에게 가족이 몰살당하는 비극을 겪은 마틸다는 레옹을 따라다니며 스탠필드에게 복수할 기회를 노린다.하지만 복수라는게 그리 간단한게 아니다. 오히려 11세 소녀인 마틸다가 위험에 ..

브루스 브라더스(4K 블루레이)

블루스라는 음악 장르를 떠올리면 3, 5, 7도의 반음씩 낮아지는 블루노트가 대변하듯 나른함과 끈적임, 그리고 우울한 슬픔이 묻어난다. 노예로 팔려온 흑인들의 영가에 뿌리를 두었으니 그럴 수 밖에 없다. 그런데 이 우울한 음악을 가지고 요란한 활극을 만든 사람들이 있다. 바로 존 벨루시와 댄 애크로이드다. 1970년대 TV쇼 '새터데이 나이트 라이브'에서 코미디를 한 이들은 블루스브라더스 밴드를 결성해 큰 인기를 끈다. 이를 본 제작진이 영화로 만들었고, 컬트 영화처럼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작품이 바로 존 랜디스 감독의 '브루스 브라더스'(The Blues Brothers, 1980년)다. 어려서 자란 고아원이 밀린 세금 때문에 문 닫을 위기에 처하자, 두 주인공이 나서서 밴드를 재결성해 돈을 버는 내용..

마스크 오브 조로(4K 블루레이)

머리부터 발끝까지 온통 검은 복장과 검은 복면을 한 사나이가 망토를 휘날리며 칼 싸움을 벌이는 '쾌걸 조로'는 과거 흑백 TV 시절부터 유명한 캐릭터다.정작 존스턴 맥컬리의 원작 소설보다 TV 시리즈로 유명한 조로는 요란한 싸움 끝에 칼 끝으로 적의 몸이나 주변에 자신의 서명이나 다름없는 'Z'자를 새기는 장면이 아주 통쾌했다. 아무래도 이런 부분들이 상상에 의존해야 하는 소설보다 눈으로 볼 수 있는 영상 매체에서 더 효과를 발휘했기 때문으로 보인다.그만큼 조로는 영상물로 수 없이 등장했다. 1970, 80년대 영화를 보며 자란 세대라면 단연 잘 생긴 알랑 들롱의 조로를 우선 떠올린다.그 이전에도 더글라스 페어뱅크스, 타이론 파워 등 당대 최고의 스타들이 무성 영화시절부터 조로를 연기했다. 마틴 캠벨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