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레 공연에 익숙한 사람들도 매튜 본의 무용극 '백조의 호수'(Matthew Bourne's Swan Lake, 2012년)를 보면 당혹스러울 수 있다.우리가 익히 아는 그 공연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 공연은 한마디로 파격적이다.차이코프스키의 음악을 동일하게 사용하지만 기존 발레극의 모든 것을 뒤업는 파격을 통해 가치 전복을 시도한다. 가장 놀라운 것은 백조들이다.이 공연의 백조들은 모두 근육이 우락부락한 남성들이다. 하늘하늘한 레이스가 달린 흰색 발레복을 입은 여성들이 차이코프스키의 곡에 맞춰 우아하게 무대 위를 수놓는 모습은 볼 수 없다.대신 거친 남성들이 위압적이며 거칠고 폭력적인 백조를 연기한다. 때로는 그 모습이 기괴하고 공포스럽기까지 하다.이 같은 백조의 변신은 출발부터 다른데서 시작됐다. 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