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신의 소리를 보고 듣는 영매나 심령술사들의 이야기는 과학의 영역 밖에 있다. 그래서 그들의 이야기가 무섭다. 우리가 이해하는 이론이나 공식으로 풀 수 없는, 즉 모르는 세계이기 때문이다. 오랜 옛날 사람들이 개기 일식에 떨었듯, 불가지론 앞에서 무지한 자는 공포를 느낄 수 밖에 없다. 나이트 샤말란 감독의 '식스센스'(The Sixth Sense, 1999년)는 알 수 없기 때문에 느끼는 두려움을 극한으로 끌어올린 공포영화다. 영화는 죽은 자들과 소통하는 소년의 이야기를 다뤘다. 익히 아는 소재인데도, 영화는 정교한 구성으로 온 몸에 소름이 돋게 만든다. 누군가 모르는 존재가 훔쳐보듯 은밀히 움직이는 카메라 앵글과 갑작스레 들이대는 플래시 샷으로 공포감을 극대화했다. 결코 흉칙한 괴물이나 피범벅된 장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