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파브로 감독의 영화 '정글북'(The Jungle Book, 2016년)은 이렇다 할 스타가 등장하지 않는다. 물론 빌 머레이, 스칼렛 요한슨, 벤 킹슬리 등 이름만 대면 알만한 스타들이 줄줄이 동물들의 목소리 연기를 대신했지만 얼굴이 등장하는 것은 아니다. 이 작품에서 제대로 배역을 맡아 얼굴을 드러낸 인물은 주인공 모글리를 연기한 10세 소년 닐 세티 뿐이다. 그럼에도 이 영화는 보는 이를 사로잡는 힘이 있다. 딱히 흥행 보증 수표 노릇을 할 스타가 얼굴을 내밀지 않고, 할리우드에서 금기시하는 어린애와 동물들 위주로 진행되는 데도 불구하고 이야기가 재미있는 것은 전적으로 할리우드의 기술력 덕분이다. 실제 인도의 정글보다 더 환상적인 비경을 보여주는 울창한 정글과 실제 동물들 못지 않게 사실적인 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