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샌프란시스코 21

니드 포 스피드 (블루레이)

스캇 워 감독의 '니드 포 스피드'(Need for Speed, 2014년)는 게임의 후광을 등에 업은 영화다. 1994년 PC용으로 처음 나온 동명 게임은 플레이스테이션 시리즈인 '그란투리스모'와 더불어 자동차 게임의 최고봉으로 꼽힌다. 예전 도스 시절 '문라잇 매드니스'와 더불어 속도감을 만끽할 수 있는 몇 안되는 PC게임이었다. 이 게임의 묘미는 경주에서 이기면 보상으로 새로운 자동차를 받을 수 있고, 경찰과 쫓고 쫓기는 추격전을 통해 아드레날린 지수를 마구 높일 수 있다는 데 있다. 특히 쉽게 타보기 힘든 어마어마한 가격의 슈퍼카를 가상 공간에서나마 마음껏 몰아보는 재미가 있다. 영화는 게임의 이 같은 묘미를 그대로 가져왔다. 코닉세그 아제라, 포드 머스탱, 부가티, 람보르기니, 맥라렌 등 슈퍼카..

가족 음모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이 1976년에 만든 '가족 음모'(Family Plot)는 그의 마지막 작품이다. 그는 이 작품을 만들고 4년 뒤 만 80세 나이로 세상을 떴다. 빅터 캐닝의 소설 '레인버드 패턴'을 영화화한 이 작품은 아이러닉한 스릴러다. 돈 많은 귀부인이 어마어마한 재산을 물려줄 잃어버린 상속자를 찾는다. 하필 이 일을 심령술사인 척 사기를 치고 다니는 커플이 맡는다. 어렵게 단서를 찾아 상속자를 찾는데, 문제의 상속자는 경찰들이 쫓는 희대의 납치범이다. 여기서부터 일이 꼬인다. 납치범은 사기 커플을 위험한 추적자로 오해해 엄청난 재산을 안겨줄 그들을 죽이려 든다. 결국 영화는 두 가지 추격전이 뫼비우스의 띠처럼 서로 물고 물리며 황당한 상황을 연출한다. 히치콕 감독은 세상 만사 속에 숨어든 허..

WWDC 2011, 스티브 잡스를 보다

샌프란시스코 답지 않게 아침부터 잔뜩 흐린 하늘에 이슬비까지 뿌렸다. 그런데도 6일(현지 시간) 오전 9시, 애플의 세계개발자회의(WWDC) 행사장인 모스콘센터 서관은 입장을 기다리는 사람들이 건물을 빙 둘러 길게 줄을 서 있었다. 개중에는 전날 저녁부터 밤새 기다린 사람들도 있단다. 입장료가 무려 1,700달러나 하지만 지정석이 아니어서 늦게 입장하면 행사장인 3층에 들어가지를 못해서 1층에 따로 마련한 방에서 스크린으로 봐야한단다. 이날 운집한 사람은 5,200여명. 스티브 잡스 애플 CEO에 따르면 입장권은 판매개시 2시간 만에 모두 동이 나 버렸단다. 기자들과 VIP 들은 미리 3층 입구에서 대기할 수 있었다. 30분 전인 9시30분에 입장이 시작되자 사람들이 우르르 뛰기 시작했다. 자리에 앉고보..

여행 2011.06.07

샌프란시스코 WWDC 2011

기억 속의 샌프란시스코는 항상 온화한 날씨에 따뜻한 곳이었는데, 꼭 그렇지만은 않다는 것을 이번에 알게됐다. 오늘 도착해 보니 먹구름이 잔뜩 끼어있고, 기온이 늦가을 날씨처럼 쌀쌀한게 스산하기까지 하다. 밤거리에 반팔을 입고 나서면 추울 정도. 사람들이 두툼한 외투를 입고 다닌다. 그 와중에도 여전히 유니온스퀘어 주변에서는 퍼포먼스나 공연을 하는 사람들이 쿵쾅쿵쾅 풍악을 울려대고, 컵을 흔들며 동전을 구걸하는 사람들도 많이 보인다. 천천히 걸어서 저녁 먹으로 갔다가, 한국에서 온 개발자 분들을 꽤 많이 만났다. 20, 30명 정도 온 듯한데, 모두 애플이 내일(6일) 오전 10시에 시작하는 세계개발자회의(WWDC) 참석을 위해서란다. 전세계에서 비행기를 타고 날아와 세션에 참가할 만큼 WWDC는 이제 국..

여행 2011.06.06

구글 미국 본사를 가다

이달 초 방문한 미국 구글 본사는 실리콘밸리로 알려진 캘리포니아주 마운틴뷰에 위치하고 있다. 구글 캠퍼스라고 불리는 이 곳에 20여개의 건물이 흩어져 있고, 약 7,000명의 직원이 상주하고 있다. 마침 방문한 시간이 점심때인지라 직원들은 건물 앞 광장 등에서 식사를 하고 있었다. 구글의 카페식 식사는 유명하다. 20개의 카페에서 제공하는 서로 다른 음식들을 직원들은 물론이고 방문객도 공짜로 먹을 수 있다. 전세계에서 직원이 모이다보니 제공하는 식사도 양식, 중식, 일식, 한식 등 다양하다. 심지어 제 맛은 안나지만 김치와 김밥도 있다. 맛있어 보이는 피자와 우동, 김밥 등을 받아서 먹어보니 훌륭했다. 식사 뿐 아니라 각 건물에는 무료 간식대가 있다. 30미터 간격으로 먹을 것이 떨어지지 않게 하라는 원..

여행 2010.05.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