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셀마 헤이엑 8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

아바, 퀸의 노래가 뮤지컬로 제작되더니, 이번에는 비틀즈의 노래가 뮤지컬의 소재가 됐다. 줄리 테이머 감독의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Across The Uinverse, 2007년)는 제목이 말해주듯 비틀즈의 노래 33곡으로 만든 뮤지컬 영화다. 테이머 감독은 비틀즈의 노래를 때로는 발라드로, 때로는 격렬한 록 비트로, 때로는 폐부를 쥐어짜는 블루스로 적절하게 바꿔가며 이야기를 끌어 나간다. 내용은 비틀즈의 노래가 한창 인기를 끈 1960년대 미국 젊은이들의 사랑과 방황을 다뤘다. 베트남전을 둘러싼 반전문화와 이 속에서 싹튼 히피들의 플라워 무브먼트, 인종차별의 소용돌이 속에 번진 디트로이트 폭동과 마틴 루터 킹 목사의 암살 등 당시 시대상을 노래 속에 슬쩍 슬쩍 끼워 넣었다. 비교적 부드럽게 연결되는..

밴디다스

조아킴 로엔닝과 에스펜 샌드버그가 공동 감독한 '밴디다스'는 여성판 '내일을 향해 쏴라'다. 19세기 멕시코의 마을에 들이닥쳐 은행을 장악한 미국 악당들에게 재산과 아버지를 잃은 두 여성이 은행강도가 돼서 복수하는 내용이다. 셀마 헤이엑과 페넬로페 크루즈가 주인공을 맡아 선댄스 키드와 부치 캐시디처럼 총을 휘두르며 은행을 턴다. 그렇지만 버디 무비의 형태만 닮았을 뿐 '내일을 향해 쏴라'처럼 재기발랄한 낭만과 막판 가슴을 뭉클하게 만드는 비장미는 없다. 대신 여성이 주인공이라는 점 때문에 화려한 총격전보다는 섹시 코드만 지나치게 부각됐다. 어설픈 여주인공들을 내세워 정통 서부극 스타일로 정면 승부를 할 수 없다면 오히려 섹시 코드로 빗겨간 것이 흥행을 위한 방법일 수도 있다. 2.35 대 1 애너모픽 와..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멕시코 (슈퍼비트판)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멕시코'(Once Upon A Time In Mexico, 2003년)는 영화를 만화와 오락처럼 극단적 즐거움을 선사하는 매체로 생각하는 로버트 로드리게즈(Robert Rodriguez) 감독의 세계를 엿볼 수 있는 작품이다. 시종일관 게임과 만화처럼 주인공들은 날고뛰며 총을 난사한다. 영상은 지극히 비현실적이지만 그렇기에 오히려 만화처럼 즐겁고 유쾌하게 볼 수 있다. 마치 피터 잭슨의 '데드 얼라이브'가 잔혹한 영상에도 불구하고 웃음을 유발하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이번 작품 역시 '엘 마리아치' '데스페라도'처럼 떠돌이 기타리스트 마리아치가 주인공이다. 1편을 제외하고 2, 3편은 뛰어난 노래와 기타 연주 실력을 선보인 안토니오 반데라스(Antonio Banderas)가 주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