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시고니 위버 11

에이리언2 (블루레이)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에이리언2'(Aliens, 1986년)는 여성판 람보다. 리들리 스콧 감독의 전편이 폐쇄된 공간에서 미지의 적이 주는 두려움에 초점을 맞춘 공포물이라면, 속편인 이 작품은 에이리언들과 벌이는 처절한 전투에 초점을 맞춘 액션물이다. 그 중심에 여전사의 원조인 리플리(시고니 위버)가 자리잡고 있다. 리플리는 해병대도 못해낸 일을 혈혈단신으로 뛰어들어 종횡무진 총을 난사하며 여왕 에이리언을 무찌른다. 공포물이 액션물로 바뀐 원인은 감독 및 각본을 쓴 제임스 카메론 감독 때문이다. 처음부터 전편과 차별화한 액션물을 지향했던 카메론 감독은 '터미네이터'를 만든 장기를 살려 액션을 집중 부각시켰다. 덕분에 영화는 공포감이 줄어든 대신 람보처럼 신나는 활극이 됐고, 그대로 흥행으로 이어졌다. ..

아바타 (블루레이)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아바타'는 3D 붐을 일으킨 영화다. 이전에도 3D 영화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이 영화는 기술적 차원이 달랐다. 무엇보다 깊이감이 남달랐다. 눈을 찌르듯 툭 튀어나오는 것이 아니라 사물과 사물간의 거리가 확연히 느껴질 정도로 영상에 깊이가 있다. 마치 음각화를 보는 느낌이다. 그만큼 이 영화는 거대한 아이맥스 화면에 3D로 봤을 때 제 맛이 난다. 물론 실사같은 컴퓨터 그래픽만으로도 충분히 탄성을 불러 일으키지만 '늑대와 춤을'의 미래 버전처럼 진부한 이야기는 재미를 반감시킨다. 내용은 지구인들이 자원 확보를 위해 침범한 외계 혹성의 원주민들을 구하는 주인공의 활약을 다루고 있다. 주인공은 원주민들과 똑같이 생긴 분신(아바타)을 이용해 친해지고 싸움에 나선다. 마치 게임같은 이야..

아바타

상상력이 부족한 탓인지, 판타지를 좋아하지 않는다. 영화든 게임이든 이상한 족속들이 등장해 사람 흉내를 내는 것이 도대체 공감이 가지 않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아바타'(Avatar, 2009년)를 본 이유는 3D 효과가 대단하다고 알려졌기 때문이다. 영화가 개봉하기 훨씬 전인 올 여름 3D TV를 개발한 국내 모 전자업체 임원이 폭스 스튜디오에서 '아바타' 데모를 보고 너무 대단하다고 칭찬을 해서 기대가 컸다. 아이맥스에서 3D로 본 '아바타'의 기술력은 실로 대단했다. 거대한 화면에 펼쳐지는 입체 영상은 그 깊이감이 남달랐다. 비록 눈을 찌를 것처럼 툭 튀어나오는 영상은 아니지만 실제 현장에 가 있다면 저렇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공간감이 실제 같다. 부유하는 작은 생명체..

영화 2009.12.24

월E (블루레이)

앤드류 스탠튼 감독의 애니메이션 '월E'(Wall-E, 2008년)는 인류의 현재와 미래에 대한 통찰이 깃든 훌륭한 작품이다. 이 작품은 쓰레기로 뒤덮인 지구를 청소하기 위해 우주로 피난을 떠난 인류와 청소로봇을 통해 과소비로 치닫는 현대 사회의 문제점을 통렬하게 꼬집었다. 이 작품에는 푸른 지구가 없다. 쓰레기로 뒤덮여 누렇게 변해버린 지구의 디스토피아적인 모습은 그대로 환경 오염과 과소비에 대한 경고다. 특히 우주로 피난을 떠난 인류가 편리함에 익숙해져 걷지도 못할 정도로 앉아서만 생활하는 모습은 소름 끼친다. 그 상황에서 스탠튼 감독은 작은 식물을 통해 희망을 잃지 않는 인류의 의지를 강조했다. 여기에 곁들여진 로봇의 낭만적인 사랑이 작품을 아름답게 빛낸다. 픽사의 작품답게 컴퓨터 그래픽으로 제작된..

밴티지 포인트 (DVD)

이명박 대통령 취임식을 앞두고 '대통령이 저격당했다'라는 자극적인 문구를 포스터에 사용했다가 이를 수정한 영화 '밴티지 포인트'(Vantage Point, 2008년)가 DVD로 국내 출시됐다. 피트 트레비스 감독이 만든 이 영화는 미국 대통령 암살을 두고 벌어지는 요란한 추격전을 다뤘다. (http://wolfpack.tistory.com/entry/밴티지-포인트) 다양한 등장인물들의 관점에 따라 사건을 재구성해서 보여주는 점이 특징. 그러나 너무 액션에만 초점을 맞춰 상당히 무미건조하다. 한 판의 전자오락처럼 시간 때우기 용으로는 적합한 작품. 그러나 프레드릭 포사이드의 '재칼의 날'처럼 정교한 추리소설 같은 얼개를 기대한다면 실망할 수 있다. 2.35 대 1 애너모픽 와이드 스크린을 지원하는 DV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