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아카데미상 7

시카고 (블루레이)

'All That Jazz'라는 노래로 유명한 롭 마샬 감독의 뮤지컬 '시카고'(Chicago, 2002년)는 매력적인 영화다. 살인을 저지르고 감독에 갇힌 여죄수들이 살려고 몸부림치는 내용. 재미있는 것은 하나같이 이들이 살아남기 위해 사기와 거짓말, 권모술수로 일관한다는 것. 얼마나 배심원을 잘 속이고 언론을 이용해 눈물샘을 자극해 무죄를 받아내느냐가 관건이다. 이를 통해 미국 배심원제도의 문제점, 선정적인 주제를 향해 달려드는 옐로 저널리즘, 돈만 밝히며 재판을 부추기는 변호사 등 미국 사회의 여러가지 문제점을 꼬집었다. 그만큼 법을 속이는 악녀들의 이야기도 흥미진진하고 이를 풀어낸 노래와 춤도 흥겹다. 아무래도 뮤지컬의 승부수는 노래와 춤에서 갈리는 법인데 이 작품은 그런 점에서 성공했다. 영화를..

아티스트 (블루레이)

시대의 변화는 흥한 자와 망한 자를 낳는다. 화약은 총과 포를 부르며 칼의 시대를 접었고, 인터넷과 컴퓨터로 대표되는 디지털의 등장은 아날로그 시대의 대표적 산물인 인쇄매체의 후퇴를 불렀다. 영화도 마찬가지다. 1927년 알 졸슨이 주연한 최초의 토키영화인 '재즈싱어'는 순식간에 무성영화의 몰락을 가져 왔다. 미셀 아자나비시우스 감독의 '아티스트'(The Artist, 2011년)는 바로 무성영화에서 유성영화 시대로 넘어가던 1920년대 후반 한 스타의 이야기를 다뤘다. 더글라스 페어뱅크스를 연상케 하는 주인공 조지(장 뒤자르댕)는 무성영화만 고집하다가 유성영화가 등장하면서 쇠락의 길을 걷는다. 그런 그에게 구원의 손길을 내민 것은 유성영화 시대에 스타로 떠오른 신인 여배우 페피(베레니스 베조)다. 결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