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오웬 윌슨 8

말리와 나

어려서 진돗개를 키웠다. 갓 태어난 강아지때부터 늙어 죽을때까지 15년을 함께 했으니, 가족이었다. 녀석은 말은 못했지만 사람 이상이었다. 눈에 안보일 만큼 멀리 있는데도 식구들 발자국 소리를 용하게 알아듣고 대문간으로 달려나와 기다렸고, 수많은 자동차들 사이에서 아버지의 승용차 소리를 가려낼 줄 알았다. 그렇게 한 가족처럼 지내다가 녀석을 보내고 나니, 이루 말할 수 없이 가슴이 아팠다. 함께 있을 때는 좋았지만, 그 헤어짐이란 뭐라 말하기 힘들 만큼 고통스럽다. 그래서 데이빗 프랭클 감독의 '말리와 나'(Marley & Me)는 남달리 가슴에 와닿았다. 이 작품은 주인공이 라브라도 리트리버 강아지를 한 마리 구해오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 가족 영화다. 주인공이 키우는 '말리'라는 개는 말썽꾸러기지..

영화 2009.02.27

존 라세티 감독의 '카'(Cars', 2006년)는 가장 미국적인 컴퓨터 그래픽 애니메이션이다. 픽사 창립 20주년 및 디즈니와 합병한 첫 작품으로 내놓은 이 애니메이션은 의인화한 자동차를 통해 미국인들의 자동차 사랑을 보여준다. 신출내기 경주용 자동차가 어느 한적한 마을에 잠시 머물면서 겪은 일들을 통해 인생은 목표보다 과정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닫는 내용이다. 존 라세티는 진부한 이야기를 감탄이 절로 나올 만큼 뛰어난 그래픽으로 뛰어넘었다. 펄이 섞여서 반짝거리는 금속성 차체 질감을 실제처럼 표현했다. 여기에 실제 66번 국도 답사를 통해 재현한 배경 묘사도 상당히 뛰어나다. 목소리 연기도 오웬 윌슨, 폴 뉴먼, 마이클 키튼 등 쟁쟁한 배우들이 맡았다. 마리오 안드레티, 마이클 슈마허 등 실제 유명 ..

스타스키와 허치

'스타스키와 허치'(Starsky & Hutch, 2004년)는 1970년대 미국 인기 TV시리즈를 토드 필립스(Todd Phillips) 감독이 다시 만든 영화다. 마이애미의 가상도시 베이시티에서 일하는 두 형사가 마약거래상을 쫓는 얘기. 액션보다 코미디에 중점을 뒀다. 그래서 주연인 스타스키와 허치에 각각 코미디 연기에 일가견 있는 벤 스틸러(Ben Stiller)와 오웬 윌슨(Owen Wilson)을 캐스팅했다. 덕분에 영화는 시종일관 재미없는 개그에 초점을 둔 코미디가 돼버렸다. 원래 TV시리즈는 국내에서도 흑백 TV 시절 방영돼 꽤 인기를 끌었다. 국내 방영시 배한성, 양지운이 목소리 연기를 맡아 원작의 재미를 배가시켰다. 스타스키와 허치의 인기 비결은 미국판 '투캅스'식 일탈에 있다. 일하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