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음악 76

최소리 '두들림' 동영상

그를 처음 만난 것은 1997년 가을이었다. 이름도 특이했지만 생머리를 길게 길러서 허리까지 드리우고 하얀색 개량한복을 입은 채 1집 음반을 들고 신문사를 찾아온 그는 꼭 도사같았다. 함께 점심을 먹었는데 육식은 않고, 채식만 즐겼다. 재미있었던 것은 무엇이든 두드려 소리를 만들 수 있다며 그 자리에서 젓가락으로 유리잔을 두드리며 다양한 리듬과 소리의 고저로 독특한 그만의 음악을 들려줬다. 알고보니 나이도 엇비슷했다. 그때부터 최소리와 친구가 돼서 어언 10년이 흘렀다. 최소리는 참으로 독특한 음악인이다. 12살때 처음 북채를 잡기 시작해 30년 가까이 타악기를 연주하고 있다. 유현상이 활동했던 록그룹 백두산에서 드러머로 이름을 날렸던 그는 오랜 세월 북을 두드리는 바람에 한쪽 귀가 거의 들리지 않는데도..

장윤정의 '사랑이 떠나네요' 라이브

나이를 먹어가서 그런지 몰라도 요즘 나오는 일부 트로트 곡들은 참 듣기 좋다. 리듬과 멜로디, 가사 등이 세련되고 듣기 편하다. 예전 부모님들이 들으시던 한맺힌 트로트들과는 느낌이 많이 다르다. 그래서 장윤정의 '어머나', 강진이 리믹스한 나훈아의 '땡벌' 등을 좋아한다. 특히 강진이 리믹스한 나훈아의 '땡벌'은 가사도 코믹하고 강진이 집어넣은 랩도 재미있다. 정작 강진보다 컬투가 여러군데서 많이 불러 유명해졌는데, 꼭 응원가를 듣는 것처럼 흥겹고 신난다. 여기에 요즘 자주가는 DVD 커뮤니티 사이트인 DVD프라임에서 발견한 장윤정의 '사랑이 떠나네요'를 추가한다. 장윤정의 2집 '짠짜라'에 수록된 이 곡은 우수에 찬 발라드 느낌을 풍기는 신식 트로트다. 녹음된 곡도 좋지만 녹음실에서 부른 라이브 동영상..

"Sex Bomb" 막스 라베 & 팔라스트오케스트라 라이브DVD

독일 아마존에서 주문한 막스 라베 & 팔라스트 오케스트라의 라이브 DVD 'Palast Revue'가 왔다. 이 그룹의 이름은 생소하지만 'Sex Bomb'라는 노래는 너무나 유명하다. 막스 라베가 독특한 목소리로 부르는 이 노래는 팬택 CF에 등장하면서 톰 존스가 부른 원곡보다 더 많은 인기를 끌었다. 2장으로 구성된 DVD는 무려 2시간에 이르는 이들의 공연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그러나 국내에 널리 알려진 'Super Hits' 음반보다는 다른 음반의 수록곡들로 주로 구성돼 있어 생소한 곡들이 많다. 다행히 'Sex Bomb'는 짧게 나마 들어가 있다. 2번째 디스크에는 이들의 공연 준비 모습과 미국에 건너가 공연을 준비하는 모습, 멤버와 음반 소개 등이 들어 있다. 1.85 대 1 애너모픽 와이드..

클리포드 브라운 'Smoke Gets in Your Eyes'

클리포드 브라운(Clifford Brown)은 1950년대 미국 재즈사에 한 획을 그은 트럼펫 연주가다. 당시 강력한 비트와 약동적 리듬이 특징인 하드 밥이 주류를 이루었는데 클리포드 브라운은 하드 밥을 대표하는 위대한 연주자였다. 1930년에 태어난 그는 피아노, 바이올린, 트럼펫 등 다양한 악기를 다룬 아버지 덕에 13세 때부터 트럼펫을 배워 재능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의 뛰어난 연주는 오래가지 못했다. 1956년 공연을 마치고 자동차를 타고 귀가하던 그는 교통사고로 유명을 달리한다. 그의 나이 불과 26세였다. 비운의 천재가 남긴 음악 중 가장 좋아하는 곡이 바로 'Smoke Gets In Your Eyes'다. 원래는 1930년대 제작된 뮤지컬 '로베르타'(Roberta)에 들어있던 이 ..

아라베스크 'Greatest Hits' DVD

아라베스크(Arabesque)는 1970년대 말, 1980년대 초 한국에서 꽤나 인기를 끌었던 독일의 3인조 여성 그룹이다. 1978년 데뷔 음반에 수록된 'Hello, Mr. Monkey'가 최대 히트곡인데, 이 곡은 최근 왁스가 '머니'라는 제목으로 리메이크했다. 1980년대 초반 이들을 비롯해 둘리스, 바카라, 징기스칸 등 유럽의 댄스그룹들이 국내에서 곧잘 인기를 끌었다. 당시 서울가요제를 비롯해 국내에서 국제가요제랍시고 개최한 행사에 둘리스나 아라베스크가 최고의 초대 손님으로 초청돼 무대에 섰다. 중학생 때 이덕화가 진행한 TV 쇼프로에서 방한한 이들이 노래를 부르는 것을 본 기억이 난다. 나중에 고등학교 올라가서 록과 메탈, 아트록, 클래식 등을 들으며 겉멋이 들어 댄스곡을 유치하고 수준 낮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