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이선균 12

로맨틱 아일랜드

살면서 누구나 한 번쯤 일탈을 생각해 본다. 특히 요즘처럼 경제가 어려워 취직도 안되고 벌이도 시원치 않고 미래가 불안하다면 더더욱 그럴만 하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러지 못한다. 그저 일탈은 머리 속 생각일 뿐, 기껏해야 휴가를 통해 환상을 충족할 뿐이다. 강철우 감독의 '로맨틱 아일랜드'(2008년)는 이 같은 환상을 그린 영화다. 일에, 병마에 시달리는 6명의 남녀가 필리핀 여행지에서 만나 서로의 삶을 되돌아 보는 내용이다. 그러나 이야기의 진행이 현실적이지 못하다는 점에서 환상이나 다름없다. 6명의 남녀 커플은 이선균, 이수경, 이민기, 유진, 이문식, 이일화 등이 맡았다. 제목이 말해주듯 내용은 그렇게 심각하지 않은 로맨스로 흐른다. 백수 청년(이민기)이 우연히 공항에서 만난 여인이 하필..

영화 2009.01.04

우리 동네 (SE)

세상이 흉흉하다보니 연쇄살인이 영화속 소재로 자주 등장한다. 정길영 감독의 '우리 동네'(2007년)도 '추격자'처럼 연쇄살인범을 쫓는 영화다. '추격자'와 소재가 비슷하다보니 어쩔 수 없이 비교하게 된다. '추격자'가 범인을 드러내놓고 범죄행각을 역추적하는 반면 '우리 동네'는 연속해서 벌어지는 살인사건을 따라 범인을 밝혀내는 스릴러물이다. 이야기 진행방식 만큼이나 관점도 다르다. '추격자'가 연쇄살인범 앞에서 속수무책인 경찰의 무능과 사회 구조의 문제점을 꼬집은 반면 '우리 동네'는 뫼비우스의 띠처럼 집요하게 되풀이하는 인연의 끈에 집착한다. 재미도 다르다. '추격자'는 살인범과 그 뒤를 쫓는 주인공의 숨막히는 추격전으로 잠시도 쉴틈없이 긴장 속으로 몰아치는 반면 '우리 동네'는 수사극을 보는 것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