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의 누벨바그 감독인 장 뤽 고다르는 "필름은 제 2의 존재들로 구성된다"고 말했다. 즉, 카메라가 담은 존재들로 필름을 채운다는 점에서 카메라는 곧 기록장치이자 관객이다. 이를 여실히 보여주는 작품이 바로 고다르가 감독 및 각본을 쓰고 편집과 내레이션까지 맡은 '비브르 사 비'(Vivre Sa Vie, 1962년)이다. 이 작품은 오락성으로 흥행만 쫓는 대중영화들이 넘쳐나는 요즘 진정한 영화보기란 무엇인 지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만드는 작품이다. 제목인 '비브르 사 비'는 '자신의 생각대로 살아가는 삶'이라는 뜻으로 인간의 주체적 삶을 의미하지만, 이면에는 다른 뜻이 있다. 프랑스에서는 매춘을 '삶'(Vie)이라고 표현한다. 이는 곧 매춘부의 삶이라는 이중적인 의미를 담고 있다. 주인공 나나는 유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