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로는 묻어 뒀으면 하는 이야기가 있다. 하지만 그럴 수 없을 때, 진실의 무게는 더 없이 고통스럽고 견디기 힘들다. 드니 빌뇌브 감독의 '그을린 사랑'(Incendies, 2010년)은 그런 영화다. 와이디 무아와드의 희곡을 원작으로 만든 이 영화는 가상의 중동 국가에서 일어난 일을 다뤘다. 어느날 느닷없이 세상을 떠난 어머니의 유언장을 집행하는 쌍둥이 남매가 그동안 몰랐던 어머니의 비밀을 알게 되면서 겪게되는 이야기다. 그 과정은 참으로 무서우면서도 끔찍하고 가슴 아프다. 영화를 보고 나면 이런 끔찍한 기억을 갖고 자란 아이들의 삶은 행복할까, 과연 이를 알게 된 사람들의 남은 생은 평온할까 하는 질문이 머리를 떠나지 않는다. 더불어 어머니는 왜 이토록 비극적이고 끔찍한 과거를 굳이 자식들에게 알리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