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키이라 나이틀리 12

오만과 편견

눈으로 읽는 영상소설인 '오만과 편견'(Pride & Prejudice, 2005년)은 참으로 아름다운 영화다. 이 작품으로 데뷔한 조 라이트 감독은 제인 오스틴의 원작 소설을 너무나도 아름다운 영상으로 바꿔놓았다. 18세기 영국의 하트포드셔 작은 마을에서 일어나는 자매의 사랑이야기를 다룬 이 작품은 연애를 하면서 빚을 수 있는 남녀와 오만한 모습과 편견들을 다뤘다. 이국적인 배경과 동떨어진 시대를 다루다보니 서로 얽히고 설키는 복잡한 감정 묘사가 가슴에 와닿지 않는다 해도 수려하게 펼쳐지는 경관과 서정적인 영상 만큼은 눈길을 사로 잡는다. 일부러 튀거나 화려하게 꾸미지 않은 차분하면서도 은은한 영상들은 한 폭의 풍경화같다. 여기에 다리오 마리아넬리가 담당한 음악도 그림과 잘 어우러져 감성을 자극한다. ..

슈팅 라이크 베컴

인도 출신 거린더 차다(Gurinder Chadha) 감독의 '슈팅 라이크 베컴'(Bend It Like Beckham, 2002년)은 신선하고 유쾌한 영화다. 이 작품은 집안 반대를 무릅쓰고 축구선수로 뛰는 영국 여성들의 애환을 다뤘다. 참신한 소재와 더불어 당시 스크린에서 볼 수 없던 신선한 얼굴들을 주연으로 기용하는 등 기존 영화와 다른 즐거움을 준다. 여성 감독인 차다는 같은 여성의 입장에서 전통에 맞서 소신을 굽히지 않고 꿈을 위해 노력하는 여성들의 모습을 건강하고 밝게 묘사했다. 또 여성들의 축구 경기 모습과 함께 감독의 경험을 살려 인도 가정의 전통적 모습을 영화 곳곳에 녹여내 색다른 볼거리를 제공한다. 그만큼 여러 가지 면에서 볼거리가 많고 즐거운 작품이다. 원제는 '베컴처럼 감아 차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