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승욱 감독의 '무뢰한'(2014년)은 하드보일드 멜로를 표방한 영화다. 도대체 하드보일드 멜로가 무엇일까. 이전 작품들에서도 사례를 들어보지 못한 이 장르에 대해 제작진은 "하드보일드 안에 들어 있는 멜로"라고 설명했다. 쉽게 말해 주먹질과 피가 난무하는 거친 남자들의 세계를 중심으로 벌어지는 멜로 이야기라는 뜻이다. 풀어보면 새로울 것도 없고 예전 작품들에서 숱하게 접한 이야기들인데 이를 굳이 새로운 장르인양 포장한 이유를 모르겠다. 그만큼 이전 작품들과 차별화했다는 뜻일까. 영화를 보면 그렇지도 않다. 내용은 형사가 살인범을 쫓으면서 살인범의 애인과 뜻하지 않게 연정을 품게 되는 이야기다. 이야기는 예상대로 흘러가서 특별한 반전이 보이지 않는다. 결말까지 이르는 과정에 등장인물들의 내밀한 감정 변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