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승욱 감독의 '무뢰한'(2014년)은 하드보일드 멜로를 표방한 영화다.

도대체 하드보일드 멜로가 무엇일까.

 

이전 작품들에서도 사례를 들어보지 못한 이 장르에 대해 제작진은 "하드보일드 안에 들어 있는 멜로"라고 설명했다.

쉽게 말해 주먹질과 피가 난무하는 거친 남자들의 세계를 중심으로 벌어지는 멜로 이야기라는 뜻이다.

 

풀어보면 새로울 것도 없고 예전 작품들에서 숱하게 접한 이야기들인데 이를 굳이 새로운 장르인양 포장한 이유를 모르겠다.

그만큼 이전 작품들과 차별화했다는 뜻일까.

 

영화를 보면 그렇지도 않다.

내용은 형사가 살인범을 쫓으면서 살인범의 애인과 뜻하지 않게 연정을 품게 되는 이야기다.

 

이야기는 예상대로 흘러가서 특별한 반전이 보이지 않는다.

결말까지 이르는 과정에 등장인물들의 내밀한 감정 변화를 깊이 있게 읽기 힘들었다.

 

한마디로 영화를 보면서 등장인물에 공감할 수 없었다는 뜻이다.

전도연이 연기한 사랑과 연민, 배신감을 느끼며 변해가는 여주인공에 대해서는 험난한 삶의 모습이 달라지는 것을 보며 최소한 동정이라도 할 수 있다.

 

하지만 김남길이 연기한 남자 주인공에 대해서는 감정의 변화를 헤아리기 어려웠다.

그런 것들에 공감하기에는 영화가 주는 정보가 너무 단편적이고 부족했다는 생각이다.

 

심지어 김남길의 연기에서도 그런 것들을 느끼기 어려웠다.

물론 설정상 그런 것이겠지만 시종일관 무뚝뚝한 표정과 제한된 억양의 대사는 오히려 캐릭터에 대한 몰입을 방해했다는 느낌이다.

 

박성웅이 연기한 살인범 캐릭터는 소품으로 전락한 것처럼 보였다.

한마디로 캐릭터들이 전하고자 하는 감정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았고 캐릭터들 간에 화학적 결합에도 미진함이 느껴지는 작품이다.

 

그렇다고 액션이 요란한 것도 아니다.

원래 감독이 액션에 방점을 두지 않은 만큼 액션 장면이 많이 등장하는 것도 아니지만 일부 나오는 액션 장면도 밋밋하다.

 

어쩌면 워낙 액션이 강력한 영화들을 봐서 상대적으로 그렇게 보였을 수도 있다.

아니면, 제목 때문에 액션에 대해 거는 기대가 컸을 수도 있다.

 

다만 동네 전체를 조망한 풍경 속에 인물을 작게 잡아 왜소하게 보이는 와이드 샷은 인상적이었다.

캐릭터들이 안고 있는 군중 속 고독과 외로움 등의 느낌이 오히려 이런 와이드 샷을 통해 더 잘 드러났다.

 

과장된 포장지를 풀었더니 안에 얼마 안되는 과자를 보고 실망했던 기억을 떠올리게 만드는 작품이다.

1080p 풀 HD의 1.85 대 1 화면비를 지원하는 블루레이 타이틀은 화질이 괜찮다.

 

샤프니스는 그다지 높은 편이 아니어서 윤곽선이 예리하지 않고 부드럽게 보인다.

DTS HD MA 5.1 채널을 지원하는 음향은 음량이 좀 더 컸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부록으로 감독과 배우들의 음성해설, 감독과 주성철 씨네21 기자의 해설 등 두 편의 음성해설과 함께 제작과정, 삭제 장면, 포스터 촬영 현장, 다른 감독들이 말하는 영화평, 예고편과 갤러리 등이 들어 있다.

<블루레이 타이틀에서 순간 포착한 장면들>

오승욱 감독은 이 작품으로 '킬리만자로' 이후 15년 만에 메가폰을 잡았다.

김남길이 주연을 맡아 거친 형사를 연기했다.

이 작품은 제68회 칸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에 초청됐다.

점점 몰락해가는 술집 여성을 연기한 전도연.

오 감독은 형사물을 만들자는 영화사의 제의를 받고 잠복을 소재로 다룬 이 작품을 만들기로 결심했다.

오 감독은 형사들의 세계를 다루기 위해 연출부원을 경찰서에 보내 취재를 했다.

박성웅은 시나리오도 보지 않고 감독과 가진 술자리에서 출연을 승낙했다고 한다.

전도연은 처음에 출연 제의를 거절했다가 나중에 받아들였다.

크로아티아 랩소디
최연진 저
무뢰한
무뢰한(디지팩 한정판) (1Disc) : 블루레이
예스24 | 애드온2

Posted by 울프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