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솔 게임 애호가들에게 '어쌔신 크리드'는 빼놓을 수 없는 불세출의 명작이다.
UB소프트가 2007년에 만든 이 게임은 이용자가 게임 속 암살자가 돼서 적을 소리 없이 해치우는 잠입 액션물이다.
잠입 액션물은 전설이 된 '메탈 기어 솔리드'부터 '스프린트 셀' '히트맨' 등 다양한 게임이 있지만 '어쌔신 크리드'는 그중에서도 독보적이다.
성공 비결은 '다빈치 코드'처럼 실제 역사에 신비한 픽션을 섞어 꽤나 그럴듯한 이야기를 만들었기 때문이다.
아주 오래전 템플 기사단과 암살단의 대립에 기원을 두고 '선악과'라는 신비한 힘을 지닌 고대 유물의 수수께끼를 좇는 내용이다.
이 과정이 마치 추리소설처럼 흥미진진하게 펼쳐지는 가운데 적당한 액션이 가미돼 이용자의 흥미를 돋운다.
특히 주인공 암살자가 구사하는 암살검을 활용한 근접 격투나 높은 곳에서 지상으로 낙하하는 '신뢰의 도약', 마치 스파이더맨처럼 벽을 기어오르는 기술 등은 다른 게임에서 맛보기 힘든 손맛을 느끼게 해준다.
덕분에 이 게임은 시리즈를 거듭하며 지속적으로 인기를 끌었다.
그렇다 보니 게임의 영화화도 충분히 예상됐다.
이야기나 주인공이 '툼 레이더'처럼 충분히 매력적이기 때문.
그만큼 저스틴 커젤 감독의 '어쌔신 크리드'(Assassin's Creed, 2016년)는 게임을 해 본 사람들 사이에 높은 기대를 받았다.
하지만 정작 영화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가장 큰 이유는 암살자라는 주인공의 성격을 충분히 살리지 못한 스토리에 있다.
내용은 사형수인 주인공이 엡스테르고라는 의문의 조직에게 끌려가 과거 중세시대 암살자로 거듭나는 이야기다.
하지만 게임과 무관하게 진행되는 이야기는 여러모로 흥미를 떨어뜨렸다.
암살단에 맞서는 템플 기사단과 엠스테르고 조직, 현대와 과거를 오가는 시간 여행 등 기본 틀은 갖지만 나머지는 게임과 무관하게 진행된다.
주인공의 이름부터 게임과 전혀 상관없는 아귈라이며 이야기의 무대도 게임 속에서는 주요 무대로 다뤄지지 않은 스페인이다.
당연히 이야기 또한 게임과 전혀 연결성이 없다.
게임과 이어지지 않는 독창적인 스토리가 재밌고 흥미를 끌만하면 다행인데, 너무 많은 내용을 다루면서 산만하게 흩어졌다.
아마 감독의 욕심이 지나쳤던 게 아닌가 싶다.
암살자도 1인 주인공에 치중했던 게임물과 달리 여러 명의 암살자가 등장하며 목적이 신비한 힘과 인류의 기원을 풀 수 있는 선악과보다 조직 대 조직의 싸움에 주안점을 둔 것처럼 변질돼 버렸다.
이렇게 되면 남는 것은 액션뿐이다.
파쿠르 전문가들이 구사한 액션과 스턴트맨이 재현한 신뢰의 도약은 눈을 시원하게 만드는 호쾌함이 있지만 암살자 본연의 은밀한 미션 수행이라는 맛은 살리지 못했다.
오히려 암살자들이 떼로 등장하며 중세 시대 또 다른 육박전을 보여줄 뿐이다.
게임 속 익숙한 애니머스라는 기계도 마치 영화 '매트릭스'의 로봇 캐릭터를 보는 것처럼 바뀌어 호불호가 갈린다.
게임 시리즈를 해보지 않은 사람들이라면 어떨지 모르겠지만 어쌔신 크리드의 세계관에 푹 빠진 사람들이라면 오히려 게임의 재미를 반감시키는 작품이다.
1080p 풀 HD의 2.40 대 1 화면비를 지원하는 블루레이 타이틀은 화질이 좋다.
윤곽선이 깔끔하고 크롬 필터를 사용한 특유의 색감이 잘 살아 있다.
DTS HD MA 7.1 채널을 지원하는 음향은 서라운드 효과가 잘 살아 있어 요란한 소리를 들려준다.
특히 리어 채널의 활용도가 높다.
부록으로 제작과정, 의상, 로케이션, 삭제 장면, 액션 촬영, 음악, 시각효과, 예고편 등 풍성한 내용이 들어 있다.
모두 한글자막을 지원하며 HD 영상들이다.
<블루레이 타이틀에서 순간 포착한 장면들>
마이클 패스벤더, 마리옹 꼬띠아르, 제레미 아이언스 등 스타들을 기용해 1억 달러의 제작비를 들여 만들었지만 수익이 좋지 않았다.
암살단이 사용하는 일부 무기는 게임에서 가져오고, 나머지는 제작진이 새로 만들었다.
주인공을 연기한 마이클 패스벤더. 그는 촬영 전까지 원작 게임 시리즈를 몰랐다.
마차 추격전이 벌어지는 곳은 스파게티 웨스턴 촬영지로 유명한 스페인의 알메리아 평원이다.
마리옹 꼬띠아르가 연기한 엡스테르고의 과학자는 처음 대본 설정 시 여성이 아닌 존이라는 남성이었다. 엡스테르고 실험실 장면은 영국 파인우드 스튜디오에서 촬영.
스페인의 종교재판 장면은 몰타섬에서 촬영. 암살단의 목표가 되는 토마스 데 토르케마다는 스페인의 종교재판장으로 악명을 떨친 실존 인물이다. 아우토다페로 불린 화형식 장면은 프란시스코 리치의 그림 '마드리드의 종교재판'을 참고했다.
파쿠르 전문가들이 등장해 건물을 건너뛰는 암살자들을 재현했다.
신뢰의 도약 장면을 위해 스턴트맨이 38미터 높이에서 뛰어내렸다. 촬영은 스페인의 알메이라에서 진행.
15세기 스페인 분위기 재현을 위해 상당 부분을 몰타의 구시가지인 발레타에서 찍었다.
콜럼버스의 무덤이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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