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나단 모스토우 감독의 영화 '터미네이터3'(Terminator 3: Rise Of The Machines, 2003년)는 제임스 카메론 감독이 빠질 때부터 기대를 하기 힘든 작품이 돼버렸다.
원작자인 카메론은 할 만한 이야기를 1,2편에서 다했다며 3편 제작을 고사했다.
그 바람에 조나단 모스토우 감독이 3편의 메가폰을 쥐게 됐으나 기대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남이 만든 이야기를 이어가는데 한계가 있고, 카메론 감독 말마따나 1,2편에서 어지간한 이야기와 볼거리를 모두 보여줬기 때문이다.
결국 모스토우 감독은 볼거리에 치중해 전편과 다른 구성을 시도하려 했으나 그 조합이 썩 훌륭하지 않다.
기계 집단이 미래에서 과거로 로봇을 보내 저항군인 인류의 사령관을 없애려는 기본 구도는 전편들과 동일하다.
모스토우 감독은 기본 토대를 그대로 둔 채 악당과 액션에 변주를 가했다.
우선 악당으로 시리즈 중 최초의 여성 터미네이터가 등장한다.
근육질의 울퉁불퉁한 여성 터미네이터가 아닌 2편에 등장한 액체금속 성격의 터미네이터는 꽤나 매력 있는 여성이다.
기계의 성 구분이 무슨 의미가 있는지 근본적 질문을 던지면 결국 차별을 위한 볼거리라는 대답만 나온다.
여성 터미네이터의 위력은 전편들 못지않지만 터미네이터와 싸움이 그렇게 박력 있어 보이지는 않는다.
여기에 양념처럼 가미한 유머 코드들은 SF 누아르 분위기를 풍기는 전편들과 동떨어진 분위기를 자아내며 굉장히 어색하게 보인다.
감독도 이를 의식했는지 아널드 슈워제네거가 병기를 홍보하는 영상 속 군인으로 등장하는 장면은 통째로 걷어냈다.
여기에 전편과 다른 존 코너의 얼굴도 몰입도를 떨어뜨린다.
에드워드 펄롱의 출연이 무산되면서 닉 스탈이 코너 역할을 맡았으나 영 어울리지 않는다.
제작비는 2편 못지않게 들여 크레인 차량으로 주변 건물을 때려 부수고 실제 로봇을 등장시키는 등 요란하게 촬영했으나 결국 기본 뼈대인 이야기 구성에 실패하는 바람에 기대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작품이 돼버렸다.
1080p 풀 HD의 2.40 대 1 화면비를 지원하는 블루레이 타이틀은 화질이 평범하다.
그레인이 보여서 매끄러운 영상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실망스러울 수 있다.
DTS HD MA 5.1 채널을 지원하는 음향은 서라운드 효과가 대단하다.
각 채널에서 다양한 효과임이 쏟아지고 소리의 이동성이 아주 좋아서 액션 영화의 묘미를 잘 살렸다.
부록은 의상, 액션피겨 제작과 삭제 장면, 제작과정, 스토리보드 및 예고편 등이 들어 있는데 모두 한글자막을 지원하지 않는다.
과거 출시된 3장짜리 DVD 타이틀의 경우 같은 부록에 모두 한글자막을 지원했기 때문에 자막 누락이 아쉽다.
<블루레이 타이틀에서 순간 포착한 장면들>
미래 전쟁 장면은 미니어처 세트를 사용했다. 특히 해골이 굴러다니는 장면에서 앞줄은 실제 크기의 해골모형, 뒤에는 4분의 1 크기, 맨 뒤에는 탁구공을 배치해 원근법으로 공간의 확장성을 표현했다.
초반 미래 전쟁 장면에 나오는 터미네이터들은 실제 사람 크기의 모형을 만들어 사용.
강력한 여성 터미네이터를 연기한 크리스타나 로컨.
제작진은 140톤의 거대한 크레인 차량이 주변 건물을 때려 부수는 장면을 위해 모형 건물을 지었다.
터미네이터가 무기를 챙겨 넣은 관짝을 메고 나와 기관총을 난사하는 장면은 마치 '쟝고'를 연상케 한다.
존 코너를 연기한 닉 스탈과 미래에 그의 애인이 되는 클레어 데인즈. 닉 스탈은 '씬시티'에도 출연.
초기형 병기로봇인 T1은 실제 제작진이 만든 작동하는 로봇이다. 디자인에만 수개월이 걸렸다.
'비추천 DVD / 블루레이' 카테고리의 다른 글
어쌔신 크리드(블루레이) (0) | 2018.02.10 |
---|---|
로빈 훗(블루레이) (2) | 2017.12.22 |
죠스 2 (블루레이) (2) | 2017.07.25 |
열정 같은 소리하고 있네 (0) | 2017.07.19 |
치티치티 뱅뱅 (0) | 2017.06.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