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호주 14

미션 임파서블2(4K 블루레이)

'미션 임파서블'의 두 번째 영화판 '미션 임파서블2'(Mission: Impossible II, 2000년)는 전작과 달리 여러가지 파격을 이룬 작품이다.우선 감독이 전편의 브라이언 드 팔머에서 오우삼으로 바뀌었다. 그만큼 스타일이 확 달라졌다.브라이언 드 팔머 감독이 긴장감을 최고로 끌어올리는 미스테리 스릴러 스타일이라면 오우삼은 '첩혈쌍웅'처럼 특유의 화끈한 액션으로 승부를 걸었다. 서양 배우인 톰 크루즈가 등장하고 호주를 배경으로 했지만 액션만 놓고 보면 영락없는 홍콩 누아르다.오우삼 감독 특유의 슬로모션을 이용해 춤을 추는 것처럼 찍은 액션과 결정적인 순간에 비둘기가 날고 주인공이 옆으로 몸을 날리며 쌍권총을 쏘아대는 장면까지 영락없는 홍콩 누아르의 데자뷰다. 이 부분이 호불호를 갈랐다.오우삼 ..

배드 지니어스(블루레이)

태국 감독인 나타우트 폰피리야가 만든 '배드 지니어스'(Bad Genius, 2017년)는 시험의 부정행위로 스릴러 못지않은 긴장을 선사하는 놀라운 영화다. 시험지를 훔쳐보는 행위로 과연 어느 정도의 재미를 줄 수 있을지 호기심과 함께 들었던 의문은 영화를 보고 나서 여지없이 깨졌다. 나타우트 폰피리야 감독은 감탄이 절로 나오는 놀라운 커닝 기법과 이를 잘게 쪼갠 컷 분할, 빠른 장면 전환을 통해 심장을 오그라 붙게 만든다. 내용은 뛰어난 수재인 여주인공이 뜻하지 않게 커닝을 도와주면서 돈벌이에 말려 들게 되는 이야기다. 급기야 여주인공의 도움을 받은 부잣집 아이들은 미국 대학에 유학 가기 위해 필요한 STIC 시험을 겨냥한 대규모 부정행위를 기획한다. 이들의 움직임은 가히 007 영화를 연상케 할 만큼..

캐리비안의 해적: 죽은 자는 말이 없다(블루레이)

'캐리비안의 해적: 죽은 자는 말이 없다'(Pirates of the Caribbean: Dead Men Tell No Tales, 2017년)는 시리즈의 다섯 번째 작품이다. 이전 시리즈와 마찬가지로 여전히 해적 영화의 낭만을 고스란히 갖고 있다. 전통적으로 해적 영화들은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이 쓴 '보물섬'의 DNA를 갖고 있다. 해적들이 어딘가 숨겨 놓은 보물을 찾기 위해 사악한 집단과 그렇지 않은 사람들 사이에 벌어지는 싸움이라는 기본 구조다. 즉, 로또처럼 사람들의 물욕을 자극하는 일확천금의 꿈을 밑바탕에 깔고 있다. 여기에 아름다운 여인과 아크로바틱, 슬랩스틱이 가미된 액션과 웃음으로 사람들의 모험심을 자극한다. 그래서 해적 영화는 별다른 줄거리 없이도 언제나 유쾌하고 흥겹다. 그만큼 본능에..

드레스메이커 (블루레이)

호주의 여류 감독인 조셀린 무어하우스의 '드레스메이커'(The Dressmaker, 2015년)는 황량한 호주 오지 마을의 느낌을 미스테리풍으로 잘 풀어낸 작품이다. 이야기는 오래전 마을에서 추방됐던 여인이 돌아오면서 시작된다. 어린 시절 살인자라는 누명을 쓰고 마을을 떠난 소녀는 일류 의상 디자이너가 돼 돌아와서 마을에 일대 패션바람을 일으킨다. 하지만 그의 진짜 목적은 어린 시절 벌어졌던 사건의 미스테리를 푸는 것이다. 영화는 이 과정을 마치 날실과 씨실이 교차하는 뜨개질처럼 보여준다. 이 과정에서 개성강한 캐릭터들의 숨은 이야기가 하나 하나 펼쳐지면서 흥미를 돋군다. 이야기의 전개와 더불어 눈길을 끄는 것은 화려한 의상이다. 제 2차 세계대전 기간 억눌렸던 사람들의 욕망이 화려하게 분출한 1950년..

샤인 (블루레이)

호주의 숨은 피아니스였던 데이비드 헬프갓의 연주는 독특하다. 자기만 알아 들을 수 있는 이야기를 중얼거리며 연주한다. 얼핏보면 멜로디를 따라 흥얼거리거나 감탄사를 내뱉는 글렌 굴드 연주를 떠올리게 하는데, 정도가 그보다 훨씬 심하다. 마음에 드는 부분을 여러 번 반복하거나 연주가 끝나면 객석으로 내려가 앞줄에 앉은 관객을 끌어 안는다. 왠지 잘했으니 칭찬해 달라고 칭얼거리는 어린애를 연상케 한다. 하지만 피아노 실력 만큼은 입이 딱 벌어질 만큼 뛰어나다. 스콧 힉스 감독의 '샤인'(Shine, 1996년)은 비운의 천재 피아니스트 데이비드 헬프갓을 다룬 실화다. 피아노에 천부적 재능을 갖고 있던 헬프갓은 무조건 곁에만 두려는 귄워적인 아버지를 피해 도망치듯 런던왕립음악원으로 유학을 간다. 그곳에서 그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