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즈 루어만 감독의 '오스트레일리아'(Australia, 2008년)는 되도록 큰 화면으로 보는 게 좋다. 호주의 광활한 자연을 담은 영상은 풀HD 프로젝터를 이용해 100인치 이상 대화면으로 펼쳤을 때 진가가 나타나기 때문이다. 사람의 발길이 잘 닿지 않는 킴벌리 지역의 장엄한 풍광은 보는 것 만으로도 감탄이 절로 나온다. 여기에 지축을 울리며 달리는 소떼와 '진주만' 폭격을 연상케 하는 일본군의 공습 등 컴퓨터 그래픽을 동원한 볼거리가 더해져 눈을 심심치 않게 해준다. 그러나 내용은 그다지 인상적이지 않다. 남편을 찾아 홀로 호주에 도착한 영국의 귀부인이 거친 야생마 같은 남자를 만나 정착하게 되는 이야기다. 로맨스를 기본으로 적당한 모험과 가족애가 양념처럼 곁들였다. 특히 루어만 감독이 호주 출신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