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휴 잭맨 17

더 울버린 (블루레이)

울버린은 더 많은 나라에 엑스맨 시리즈를 팔기 위한 상술에서 출발했다. 마블코믹스는 엑스맨 시리즈의 인기가 하락하자 해외에서도 관심을 가질 만한 캐릭터를 연구한다. 그 결과 등장한 것이 울버린이다. 울버린은 캐나다와 미국 등지에 사는 오소리과의 작은 동물로, 체구는 작지만 맹렬하게 덤비는 사나운 짐승이다. 이를 토대로 만든 원작만화의 울버린은 160cm의 단신이지만 무시무시한 강철 손톱이 튀어나오는 맹수같은 존재로 묘사됐다. 울버린이 처음 모습을 드러낸 만화는 뜻밖에도 헐크였다. 1974년 10월 '인크레더블 헐크' 만화책 마지막 페이지에 깜짝 등장했는데, 당시 헐크 시리즈는 새로운 캐릭터의 반응을 보기 위한 시험 무대였다. 이후 울버린은 엑스맨 시리즈에 등장하다가 1982년 크리스 클레어몬트가 글을 쓰..

레미제라블 (블루레이)

뮤지컬 '레미제라블'은 갈수록 진화한다. 처음의 출발은 컨셉트 앨범이었다. 미셀 쇤베르크가 곡을 쓰고 알랑 부브릴이 가사를 쓴 컨셉트 앨범을 토대로 뮤지컬을 만들어 1980년 파리에서 공연을 했다. 3개월 가량 이어진 공연은 인기를 끌었지만 전세계에 알려질 정도는 아니었다. 그러나 컨셉트 앨범이 유명 뮤지컬 프로듀서인 카메론 매킨토시에게 넘어가면서 운명이 달라졌다. 카메론 매킨토시는 1985년 런던 초연에서 '레미제라블'의 상징이 된 회전무대와 조명 등을 이용해 세계적으로 히트한 뮤지컬로 탈바꿈시켰다. 그로부터 27년이 지나 톰 후퍼 감독이 만든 영화 '레미제라블'(Les Miserables, 2012년)은 더 한층 진일보했다. 뮤지컬에서 보여주지 못한 풍성한 영상이 어우러지면서 회전무대로 등장했던 초라..

레미제라블

뮤지컬의 기본은 음악이다. 줄거리와 배우의 연기도 중요하지만 노래와 음악이 좋아야 끌리기 때문. 그런 점에서 카메론 매킨토시의 뮤지컬 '레미제라블'은 호불호가 갈린다. 'On My Own' 'Do You Hear The People Sing' 등 대중들의 사랑을 받은 유명한 곡들도 있지만, 전체적인 곡의 앙상블이나 멜로디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도 많다. 상대적으로 멜로디가 귀에 쏙쏙 들어오는 앤드류 로이드 웨버의 뮤지컬이나 같은 빅토르 위고의 또다른 작품을 리카르도 꼬치안떼가 뮤지컬로 만든 '파리의 노트르담'에 비하면 전체적인 곡의 구성이 단조로운 편이다. 하지만 톰 후퍼 감독이 만든 뮤지컬 영화는 1980년 파리 초연을 카메론 매킨토시가 1985년에 개작한 뮤지컬과 또 다르다. 음악의 한계를 영상으로 ..

영화 2012.12.26

리얼스틸 (블루레이)

로봇이 나온다고 해서 트랜스포머나 기동전사 건담 시리즈를 생각하면 오산이다. 숀 레비 감독의 '리얼스틸'(Real Steel, 2011년)은 로봇을 매개로 한 따뜻한 가족영화다. 고아처럼 혼자 살아 자신밖에 모르는 이기적인 아버지와 어머니가 죽고 세상에 홀로 남겨진 아들이 가족의 정을 회복하는 내용이다. 여기에 매개체로 등장하는 것이 바로 격투용 로봇이다. 가까운 근 미래, 사람들은 과격한 스포츠를 위해 격투용 로봇을 만든다. 팔다리가 부러지고 잘려나가거나 머리가 뽑혀도 심적인 고통을 덜 받기 위해서다. 로봇을 통해 과격한 액션은 액션대로 살리고 따뜻한 가족애도 부각시키겠다는 1석2조의 발상이다. 그런데 제대로 맞아 떨어졌다. 거칠게 충돌하는 무쇠 덩어리들의 이면에서 서서히 관계를 회복해 가는 아버지와 ..

엑스맨 탄생 : 울버린 (블루레이)

개빈 후드 감독의 '엑스맨 탄생 : 울버린(X-men Origins : Wolverine, 2009년)은 엑스맨 시리즈의 네 번째에 해당하는 작품이지만, 본류가 아닌 일종의 가지치기 같은 작품이다. 즉, 엑스맨의 여러 초영웅 가운데 강철 갈퀴를 지닌 울버린에 초점을 맞춘 이야기다. 울버린에 초점을 맞춘 이유는 아무래도 엑스맨 가운데 가장 돋보이고 인상적이며 슈퍼히어로 이미지가 제일 강하기 때문인 듯. 영화는 그가 어떻게 금속 갈퀴를 얻게 됐으며, 어떤 사연을 지니고 있는 지를 다뤘다. 울버린에 초점을 맞췄다고 해서 그의 원맨 쇼는 아니다. 전작들처럼 다양한 능력을 지닌 돌연변이들이 나와 화려한 액션으로 눈길을 끈다. 이야기의 구성이나 액션의 화려함이 전작들이 비해 전혀 뒤떨어지지 않는다. 나름 그럴듯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