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버린은 더 많은 나라에 엑스맨 시리즈를 팔기 위한 상술에서 출발했다.
마블코믹스는 엑스맨 시리즈의 인기가 하락하자 해외에서도 관심을 가질 만한 캐릭터를 연구한다.
그 결과 등장한 것이 울버린이다.
울버린은 캐나다와 미국 등지에 사는 오소리과의 작은 동물로, 체구는 작지만 맹렬하게 덤비는 사나운 짐승이다.
이를 토대로 만든 원작만화의 울버린은 160cm의 단신이지만 무시무시한 강철 손톱이 튀어나오는 맹수같은 존재로 묘사됐다.
울버린이 처음 모습을 드러낸 만화는 뜻밖에도 헐크였다.
1974년 10월 '인크레더블 헐크' 만화책 마지막 페이지에 깜짝 등장했는데, 당시 헐크 시리즈는 새로운 캐릭터의 반응을 보기 위한 시험 무대였다.
이후 울버린은 엑스맨 시리즈에 등장하다가 1982년 크리스 클레어몬트가 글을 쓰고 프랭크 밀러가 그림을 그린 '울버린' 4부작 시리즈를 통해 본격적인 독립 캐릭터로 발돋음했다.
울버린 독립시리즈에서는 해외 시장을 겨냥한 글로벌 마케팅이 더 강화됐다.
일본을 배경으로 등장하면서 미국 캐나다 일본까지 시장으로 삼게 된 것.
제임스 맨골드 감독의 '더 울버린'(The Wolverine, 2013년)은 일종의 스핀 오프인 '울버린' 4부작을 바탕으로 제작된 영화다.
주연은 변함없이 엑스맨에서 울버린을 연기한 휴 잭맨이 맡았다.
내용은 불로불사에 얽힌 일본 거대기업의 음모와 수수께끼를 파헤치는 이야기.
아무래도 일본은 배경으로 하다 보니 돌연변이들의 활약보다는 칼과 칼이 맞부딪치는 사무라이 액션이 많이 등장한다.
그만큼 특수효과에 의존한 초능력보다는 무협영화같은 액션이 많이 나오는 점이 특징이다.
만화같은 이야기의 깊이감은 없지만 독특한 캐릭터인 울버린의 액션이 볼 만 하다.
결정적인 순간 몸 안에서 튀어나오는 금속 손톱을 이용해 액션을 펼치는 울버린의 존재는 어찌보면 헐크하고 일맥 상통한다.
걷잡을 수 없는 분노가 괴물같은 짐승으로 만들어 무시무시한 폭력으로 분출하는 점이 닮았다.
그만큼 이 작품은 울버린이라는 캐릭터가 어두운 부분과 영웅적 면모를 모두 지닌 안티 히어로에 가까워 엑스맨에서 떨어져 나와 단독 시리즈로 홀로서기에 충분하다는 점을 여실히 보여줬다.
서양 괴물과 동양 사무라이의 결합이라는 이야기는 다소 어색하지만 나름 눈요기거리로 볼 만 한 작품이다.
1080p 풀HD의 2.40 대 1 와이드스크린을 지원하는 블루레이 타이틀은 화질이 좋다.
최신작답게 윤곽선이 예리하고 색감이 선명하다.
DTS-HD 7.1 채널을 지원하는 음향은 우렁우렁 울리는 사운드를 통해 확실한 서라운드 효과를 들려준다.
부록으로 제작과정, 또다른 결말, 올해 개봉예정인 '엑스맨: 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의 세트 투어 등 모두 HD로 촬영된 영상이 한글 자막과 함께 들어 있다.
<블루레이 타이틀에서 순간 포착한 장면들>
* play 표시가 있는 사진은 play 버튼을 누르면 관련 동영상이 나옵니다.*
원작 만화에서 울버린은 제 2 차 세계대전 중 일본 히로시마의 포로수용소에 갇혀 있다가 일본 여성의 도움으로 탈출하는데, 영화에서는 이를 다르게 바꾸고 도시도 나가사키로 변경했다.
사람의 체형에 따라 핀이 오르내리며 굴곡을 맞춰주는 핀 베드가 등장. 원래 야시다 역에 '47로닌' '라스트 사무라이' '게이샤의 추억' 등에 출연한 이가와 토고도 물망에 올랐다.
주연을 맡은 휴 잭맨. 호주 출신인 그는 고교시절 연극반 활동을 했으며 호주 ABT TV의 10부작 미니시리즈 '코렐리'에 출연해 이름을 알렸다. 그때 같이 출연한 13세 연상의 데보라 리 퍼니스와 28세때 결혼했다. 고속철도 장면은 8대의 레드에픽 카메라를 이용해 그린 스크린 앞에서 찍었다.
원작 만화에서 울버린이 사랑하는 실버 사무라이의 여동생 야시다 마리코는 마리라는 인물로 바뀌었다. 마리 역은 14세때 모델로 데뷔한 일본 여배우 오카모토 타오가 연기.1985년생인 그는 이 작품이 첫 영화 데뷔작이다.
휴 잭맨은 이 작품을 위해 드웨인 존슨에게 근육 키우는 방법을 조언받았다. 존슨은 하루 6,000칼로리의 음식을 먹고 운동을 하라고 조언. 잭맨은 촬영 전 36시간 동안 물을 전혀 먹지 않는 탈수 다이어트를 했다.
야시다 신겐 역은 '링' '라스트 사무라이' 등으로 널리 알려진 사나다 히로유키가 연기. 칼과 울버린의 금속 발톱은 폴리카보네이트와 폴리우레탄, 고무 등으로 만들어 촬영. 클로즈업 등 일부 장면에서만 실제 금속 검을 사용했다.
뮤지컬 배우로도 활약한 휴 잭맨은 러셀 크로가 울버린 역을 거절하며 대신 추천해 준 덕분에 2000년 '엑스맨'으로 할리우드 영화에 데뷔했다. 2005년 친구와 함께 차린 시드프로덕션을 통해 이 작품에 주연 겸 제작자로 참여했다. 시드프로덕션은 올해 개봉 예정인 '엑스맨 데이즈 오브 퓨쳐 패스트' 제작에도 참여했다.
3m 크기의 실버 사무라이 복장은 3D 프린터로 제작한 뒤 전기분해 기법으로 크롬 도금했다. 이를 배우가 입고 연기. 일부는 탄소섬유를 사용한 이 슈트는 600개가 넘는 부품으로 만들어 완벽하게 작동한다.
제시카 벨이 바이퍼 역을 제안받았으나 협상이 결렬돼 포기. 이 역할은 러시아 배우 스베틀라나 코드첸코바가 연기. 길레르모 델 토로 감독이 '울버린' 원작만화를 좋아해 연출에 관심을 보여 휴 잭맨 등을 만났으나 사정상 맡지 않았다..
감독은 '무법자 조시 웨일즈' '프렌치 커넥션' 일본영화 '13인의 자객' 등을 참고. 이 작품은 울버린이 떠돌이 무사인 로닌이라는 아이디어에서 출발했다. 원작에서 울버린은 160cm인데 휴 잭맨은 180cm 장신이다.
원작에서 울버린을 사랑하게 되는 여성 자객 유키오 역은 후쿠시마 릴라가 연기. 원작에서는 짧은 머리의 검은 가죽옷을 입은 자객으로 나오지만 영화에서는 긴 붉은 머리로 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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