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영화

레미제라블

울프팩 2012. 12. 26. 21:12

뮤지컬의 기본은 음악이다.
줄거리와 배우의 연기도 중요하지만 노래와 음악이 좋아야 끌리기 때문.

그런 점에서 카메론 매킨토시의 뮤지컬 '레미제라블'은 호불호가 갈린다.
'On My Own' 'Do You Hear The People Sing' 등 대중들의 사랑을 받은 유명한 곡들도 있지만, 전체적인 곡의 앙상블이나 멜로디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도 많다.

상대적으로 멜로디가 귀에 쏙쏙 들어오는 앤드류 로이드 웨버의 뮤지컬이나 같은 빅토르 위고의 또다른 작품을 리카르도 꼬치안떼가 뮤지컬로 만든 '파리의 노트르담'에 비하면 전체적인 곡의 구성이 단조로운 편이다.
하지만 톰 후퍼 감독이 만든 뮤지컬 영화는 1980년 파리 초연을 카메론 매킨토시가 1985년에 개작한 뮤지컬과 또 다르다.

음악의 한계를 영상으로 메워줘서 뮤지컬 공연보다는 덜 지루하다.
혁명에 나선 학생들의 바리케이드를 위로 솟구치며 부감 샷으로 잡은 앵글이나 웅장한 와이드 화면 등은 뮤지컬에서는 볼 수 없는 스펙타클한 재미를 준다.

더불어 공연장에서 아무리 가까이 앉아도 보기 힘든 배우들의 눈빛 연기까지도 놓치지 않고 잡아낸 빅 클로즈업 샷 역시 영화만의 장점이다.
여기에 장발장을 연기한 휴 잭맨, 자베르 경감역의 러셀 크로나 판틴과 코제트를 연기한 앤 해서웨이 및 아만다 사이프리드의 노래도 훌륭했다.

모든 노래를 촬영현장에서 라이브로 녹음했다는데, 새삼 휴 잭맨의 훌륭한 노래 솜씨와 깊이 있는 표정연기에 탄복했다.
그렇더라도 오리지널 뮤지컬이 갖고 있는 '음악적 지루함'이라는 단점을 벗어나지는 못했다.

심지어 상영 시간 마저도 158분으로 무려 3시간에 육박한다.
좀 더 타이트하게 편집해 긴장감을 불어 넣었더라면 좋았을 텐데, 그렇지 못해 전체적으로 늘어진다.

오히려 음악은 프란시스 레이가 음악을 맡고 프랑스의 국보로 불리는 파트리샤 카스가 주제가를 부른 장 폴 벨몽도 주연, 클로드 를르슈 감독의 1995년 동명 영화가 더 좋았다.
이참에 음악적 완성도나 무대 구성이 훨씬 더 뛰어난 '파리의 노트르담'도 영화화 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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