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장 뤽 고다르 2

비브르 사 비

프랑스의 누벨바그 감독인 장 뤽 고다르는 "필름은 제 2의 존재들로 구성된다"고 말했다. 즉, 카메라가 담은 존재들로 필름을 채운다는 점에서 카메라는 곧 기록장치이자 관객이다. 이를 여실히 보여주는 작품이 바로 고다르가 감독 및 각본을 쓰고 편집과 내레이션까지 맡은 '비브르 사 비'(Vivre Sa Vie, 1962년)이다. 이 작품은 오락성으로 흥행만 쫓는 대중영화들이 넘쳐나는 요즘 진정한 영화보기란 무엇인 지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만드는 작품이다. 제목인 '비브르 사 비'는 '자신의 생각대로 살아가는 삶'이라는 뜻으로 인간의 주체적 삶을 의미하지만, 이면에는 다른 뜻이 있다. 프랑스에서는 매춘을 '삶'(Vie)이라고 표현한다. 이는 곧 매춘부의 삶이라는 이중적인 의미를 담고 있다. 주인공 나나는 유명..

네 멋대로 해라

인터넷 검색사이트에서 '네 멋대로 해라'를 입력하면 양동근이 출연한 드라마 정보가 먼저 뜬다. 정작 모태가 된 장 뤽 고다르(Jean Luc Godard)의 영화 '네 멋대로 해라'(A Bout De Souffle, 1959년)를 찾아보려면 한참을 더 검색해야 된다. 그만큼 고다르의 영화는 잊혀 지고 있는 셈이다. 고다르가 만든 이 작품은 영화의 교과서 같은 작품이다. 영화 관련 서적이나 정보를 뒤져보면 이 작품이 '누벨바그의 효시'라는 상투적 표현부터 "이 작품이 없었다면 현대영화는 없다"는 찬사까지 다양한 수식어들이 줄줄이 붙는다. 고다르가 이 작품에서 구사한 영상언어들의 영향력이 그만큼 컸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개인적으로는 집중해서 보기에 참 힘든 작품이다. 고다르 특유의 시공간을 뛰어넘는 점프 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