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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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팅힐 (CE)

'러브 액츄얼리' '브리짓 존스의 일기' 등 리처드 커티스(Richard Curtis)가 감독을 하거나 대본을 쓴 영화들은 사람에 대한 애정을 갖게 만든다. 그가 대본을 쓰고 로저 미첼(Roger Michell)이 감독한 '노팅힐'(Notting Hill, 1999년)도 마찬가지다. 그저 그런 조그만 책방 주인 태커(휴 그랜트 Hugh Grant)가 세계적 톱스타인 여배우 스콧(줄리아 로버츠 Julia Roberts)과 사랑에 빠지는 설정은 전형적 '신데렐라' 스토리이지만 대사나 이야기 진행 방식이 보는 사람을 빨아들인다. 그만큼 설득력 있다는 얘기. 원래 로맨틱 코미디를 좋아하지 않는데 이 작품만큼은 감탄을 하며 봤다. 이야기, 배역, 영상, 음악 어느 것 하나 빼놓을 수 없을 만큼 훌륭하다. 지난해 ..

007 살인번호

테렌스 영(Terence Young) 감독이 만든 '007 살인번호'(007 Dr. No, 1962년)는 40년 넘게 이어진 007 시리즈의 테이프를 끊은 최초의 영화다. 이 작품으로 당시 무명이었던 숀 코네리(Sean Connery)는 007 제임스 본드 역을 맡아 유명해졌다. 원래 007 역은 케리 그란트에게 제안했으나 거절해 숀 코네리에게 돌아간 것. 이 작품은 외딴 섬에 비밀기지를 차려놓고 세계 정복을 꿈꾸는 노(No) 박사의 음모를 막는 내용이다. 영 감독은 이 작품을 통해 본드걸, 자동차 추격전, 항상 러브 신으로 끝맺는 결말 등 007 시리즈의 공식을 확립했다. 볼거리에 치중한 근래 007 시리즈와 달리 추리극처럼 서스펜스와 수수께끼에 초점을 맞춰 이야기를 풀어가는 점이 다르다. 원작은 영국..

'플래툰'의 톰 베린저

'반지의 제왕' '헬보이' 등 영화 시리즈를 잘 만들기로 유명한 미국의 액션피겨사 사이드쇼 토이즈에서 나온 한정판 '플래툰' 시리즈 가운데 톰 베린저(Tom Berenger)다. 올리버 스톤(Oliver Stone) 감독의 영화 '플래툰'(Platoon)에서 번즈 중사라는 악역을 맡은 톰 베린저는 얼굴에 큼지막한 흉터 분장을 하고 개성 강한 연기를 선보였다. 오래전 구입한 톰 베린저 액션 피겨는 바로 번즈 중사의 특징을 아주 잘 살렸다. 얼굴의 큼직한 흉터부터 어깨에 꽂은 독특한 모양의 단도, 그리고 콜트 권총과 분대장들이 들었던 변형 개머리판의 M16 소총까지 실감 나게 재현했다. 군화에 박힌 나사못과 철모 옆에 비스듬히 꽂힌 말보로 담뱃갑, 목에 걸고 있는 군번줄 등을 보면 감탄이 절로 나온다. M1..

스타워즈 에피소드4 새로운 희망

조지 루카스(George Lucas) 감독이 1977년 '스타워즈'(Star Wars)를 처음 내놓았을 때 '에피소드 4 새로운 희망'이라는 부제가 없었다. 제작사 20세기폭스에서 '첫 편이 나오는데 무슨 에피소드 4냐'며 부제 붙이는 것을 반대했기 때문이다. 이듬해 VHS가 출시되며 부제가 붙었다. 첫 작품이 에피소드 4인 이유는 루카스 감독이 2년 동안 200페이지가 넘도록 쓴 대본을 연대기처럼 펼쳐놓을 경우 중간 부분에 해당하는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1막이기도 했던 에피소드 4를 만들 때만 해도 루카스 감독은 시리즈가 나올 줄 생각도 못했다. 어찌 됐든 제작진조차도 아이들 영화로 생각하고 대수롭지 않게 여긴 이 작품은 개봉 후 엄청난 히트를 기록하며 시리즈로 선보였다. 이 작품을 1980년대 학창 ..

석양의 무법자 (CE)

세르지오 레오네(Sergio Leone) 감독의 '석양의 무법자'(The Good, The Bad and The Ugly, 1966년)는 영화보다 "빠라빠라 바~"로 이어지는 주제곡으로 더 유명하다. 엔니오 모리코네(Ennio Morricone)가 작곡한 주제곡은 독특한 멜로디와 더불어 서부극의 상징이 됐다. 영화는 원제가 말해주듯 클린트 이스트우드(Clint Eastwood), 리 반 클리트(Lee Van Cleef), 일라이 왈라치(Eli Wallach) 등 세 배우가 연기한 악하고 선하고 추한 개성이 뚜렷한 세 인물이 숨겨놓은 금화를 둘러싸고 대결을 벌이는 내용이다. 레오네 감독은 추리극을 연상케 하는 줄거리와 독특한 캐릭터, 장대한 풍경이 펼쳐지는 영상으로 서부극도 한 편의 서사시가 될 수 있음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