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여행 138

5월의 샌프란시스코

미국의 사회적 기업을 취재하기 위해 5월2일에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도착했다. 이곳에서 일주일을 머물 예정이다. 그동안 샌프란시스코를 몇 번 다녀갔지만 이곳에만 일주일을 머무는 것은 처음이다. 사회적 기업은, 우리에게는 익숙하지 않지만 미국, 특히 샌프란시스코에 관련 기업이나 지원기금 및 전문가 육성 과정이 많다. 사회적 기업이란 한마디로 남을 돕기 위해 돈을 버는 회사다. 즉,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아 봉사 활동을 펼치는 봉사 단체와 달리 사회적 기업은 어려운 사람들을 도울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영리활동을 한다. 좋은 뜻을 갖고 미국에 왔는데 오자마자 뉴욕에서 폭탄 테러가 발생했다고 인터넷이 떠들썩했다. 그런데 땅덩이가 워낙 넓은 나라라 그런지 샌프란시스코는 폭탄이 터지거나 말거나 평온했다.

여행 2010.05.05

영화의 도시, 프라하

사람마다 도시를 기억하는 방법이 다르겠지만, 나에게 체코의 수도 프라하는 영화의 도시다. 영화 '아마데우스'에서 모짜르트가 술 취해 비틀거린 거리는 오스트리아가 아닌 프라하였다. 어디 아마데우스 뿐이랴. 톰 크루즈가 헐레벌떡 달려와 긴박한 음악과 함께 시작하던 '미션 임파서블', 빈 디젤이 악동 스파이로 활약한 '트리플 엑스', 맷 데이먼의 '본 아이덴티티', 한석규의 '이중간첩' 등도 프라하에서 찍었다. 어째서 이토록 많은 영화들이 프라하를 선호했을까. 아마도 시대와 지역적 특성을 고스란히 간직한 도시라서 그런게 아닐까 싶다. 유럽의 다른 도시들은 유적지를 조금만 벗어나면 현대적 도시다. 그러나 프라하는 중세 또는 근대의 모습이 화석처럼 그대로 남아 있다. 어찌보면 답보일 수 있겠지만, 그것이 곧 관광..

여행 2009.08.05

체코의 동화마을 체스키 크롬로프

체코 프라하에서 남서쪽으로 2시간 가량 차를 달리면 체스키 크롬로프라는 동화같은 마을이 나온다. 가는 길에 재미있는 소도시를 지나가게 된다. 체코어로 부드비제, 독일어로 부드바이저, 영어로 버드와이저. 짐작하듯 미국 버드와이저 맥주의 원산지다. 부드비제는 독특한 맥주기법으로 널리 알려진 '라거'라는 맥주를 만들었다. 이 맛을 본 미국 회사에서 만든 맥주가 바로 버드와이저다. 부드비제시는 최근 버드와이저사를 상대로 판매중지 소송을 냈으나 패소했다. 그런데도 버드와이저사는 이 도시와 합의해 매년 소량의 로열티를 지급하기로 했다고 한다. 부드비제를 지나쳐 1시간 가량 달려 유네스코가 1992년에 세계 문화유산으로 지정한 체스키 크롬로프에 도착했다. 이 곳의 300여개 이상의 건축물이 문화 유산으로 등록됐으니 ..

여행 2009.08.03

재앙의 도시 드레스덴

2차 세계대전이 막바지로 치닫던 1945년 2월13일 밤. 미,영 연합군의 B-17, B-24, 랭카스터 등 1,000여대의 폭격기가 드레스덴의 밤하늘을 뒤덮었다. 독일 최대 공업도시이자 오래된 문화도시인 드레스덴 폭격에 나선 것. 그날부터 14일까지 이틀간 계속된 수십만발의 소이탄 폭격은 1,000년 고도를 순식간에 잿더미로 만들었다. 명목은 나치 독일의 생명줄을 끊기 위한 공업 도시 폭격이었지만, 사실상 드레스덴에는 군수산업이 아닌 생필품과 경공업 공장들이 많았다. 연합군도 이를 몰랐던 것은 아니고, 일본에 원자폭탄을 투하했듯이 독일에 공포심을 불어넣어 전쟁의지를 끊기 위한 목적이 컸다. 폭격의 강도가 얼마나 셌던지, 유서깊은 드레스덴의 문화 유산은 대부분 불에 타 사라지고, 10만에서 20만명으로 ..

여행 2009.08.02

바흐의 고장 라이프찌히

드레스덴에서 자동차로 1시간 반 가량 달리면 나오는 곳이 라이프찌히(Leipzig)다. 독일 작센주에 위치한 이곳은 과거 동독의 영토였던 곳이다. 2차 세계대전 전에는 출판업으로 번성했으며 지금은 게반트하우스 오케스트라, 토마스 합창단 등 음악으로 유명하다. 동독 시절 산업 정체기는 오히려 옛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할 수 있는 시간이 됐다. 라이프찌히를 널리 알린 존재는 바로 음악의 아버지 바흐다. 그가 오랜 세월 이곳에서 성 토마스 교회 악장을 지냈고, 이곳에 묻혔다. 뿐만 아니라 괴테는 이곳에서 소설 '파우스트'를 썼으며, 멘델스존은 게반트하우스 오케스트라 지휘자를 역임했다. 그만큼 곳곳에 예술가들의 향취가 묻어있는 독일의 예향이다. 일부러 찾아가면 모르지만 어지간해서 들리기 힘든 곳인 만큼 라이프찌히..

여행 2009.08.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