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콜라스 윈딩 레픈(Nicolas Winding Refn) 감독의 '드라이브'(Drive, 2011년)은 오랜만에 보는 아메리칸 누아르다.
내용은 사랑에 빠진 드라이버가 한 여자를 지키기 위해 싸움에 나서는 낭만적인 순애보다.
다소 신파적인 러브 스토리이지만 영상은 그렇지 않다.
간간히 등장하는 액션은 잔혹하기 그지없다.
엽총에 머리가 날아가고, 쓰러진 상대의 머리가 부서질 때까지 발로 으깨며 얼굴에 못질을 하는 등 폭력의 수위가 제법 높다.
주인공을 맡은 라이언 고슬링(Ryan Gosling)은 더할 수 없이 과묵한 사내로 나온다.
대사도 몇 마디 없고 심지어 이름도 없다.
그저 드라이버로 통할뿐이다.
그렇다고 진한 러브 스토리가 나오는 것도 아니다.
이웃집 여인 아이린(캐리 멀리건 Carey Mulligan)과 나누는 드라이버의 사랑은 은은하면서 묵직하다.
키스신 외에 그 흔한 베드신 하나 없다.
그런데도 드라이버와 아이린의 사랑은 알듯 모를 듯 애절하게 이어지며 가슴을 흔든다.
그렇게 이 작품은 과묵한 사내의 은근한 사랑과 처절한 폭력으로 보는 사람의 가슴을 흔든다.
레픈 감독은 선 굵은 아메리칸 누아르가 어떤 영화인지 이 작품을 통해 제대로 보여줬다.
더불어 라이언 고슬링의 얼굴 굴곡을 잘 살린 뉴튼 토마스 시겔의 촬영도 훌륭하다.
빛과 어둠의 경계에서 물결치듯 굴곡 진 고슬링의 얼굴은 묘하게 작품 분위기와 잘 어울린다.
아울러 카티나 라니에리가 부른 'Oh My Love', 칼리지의 'A Real Hero' 등 삽입곡들도 좋다.
1080p 풀 HD의 2.39 대 1 화면비를 지원하는 블루레이 타이틀은 화질이 좋다.
색감이 은은하며 부드럽다.
DTS HD MA 5.1 채널을 지원하는 음향은 서라운드 효과가 괜찮다.
소리의 이동성과 방향감이 살아 있어서 자동차 추격 장면 등에서 서라운드 효과를 제대로 느낄 수 있다.
리어 채널에서 울리는 헬기의 로터 소리가 압권이다.
부록으로 김세윤 영화 칼럼니스트와 배순탁 작가의 해설, 제작과정, 배우와 작가 인터뷰, 액션 촬영 등에 대한 내용이 한글 자막과 함께 들어 있다.
부록도 HD 영상으로 제작됐다.
<블루레이 타이틀에서 순간 포착한 장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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