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볼 만한 DVD / 블루레이

리플레이스먼트

울프팩 2006. 2. 9. 19:36

지난 6일, 제40회 슈퍼볼 경기가 열렸다.
역대 슈퍼볼 경기 가운데 이번 대회처럼 국내의 관심을 끈 경기는 없었다.

이유는 한국계 선수인 피츠버그 스틸러스 소속 하인스 워드(Hines Edward Ward, Jr) 때문이다.
기대에 부응하듯 피츠버그가 우승했고 워드는 MVP로 선정됐다.

미식축구라면 환장하는 팬으로서, 이번 대회가 너무 반가웠다.
덕분에 제발 국내에서도 NFL에 관심이 좀 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래서 '메이든' 같은 NFL을 다룬 콘솔 게임도 계속 출시되고 여러 채널에서 NFL을 중계해 줬으면 좋겠다.
슈퍼볼을 보고 나서 오랜만에 생각이나 꺼내든 영화가 하워드 더치(Howard Deutch) 감독의 스포츠 영화 '리플레이스먼트'(The Replacements, 2000년)다.

'애니 기븐 선데이'나 '프라이데이 나잇 라이트'만큼 잘 만든 영화는 아니지만 그런대로 볼 만하다.
이 영화는 미식축구판 공포의 외인구단이다.

NFL 선수들이 파업을 일으키자 잔여 경기를 때우기 위해 대신 투입된 대체 선수들이 인간 승리의 드라마를 연출하는 내용이다.
내용이 너무 작위적이어서 극장 개봉 때 보고 실망한 작품이다.

그래도 경기 장면만큼은 미식축구의 박력을 잘 살렸다.
16 대 9 애너모픽 와이드 스크린을 지원하는 DVD 타이틀은 화질이 무난하다.

색상이 옅은 게 흠.
돌비디지털 5.1 채널을 지원하는 음향은 서라운드 효과가 좋다.

더러 배경음악에 저음이 강조될 때 부밍이 일어난다.
<DVD 타이틀에서 순간 포착한 장면들>

주인공이자 외인부대의 쿼터백 역을 맡은 키에누 리브스. 외인부대 감독 역할은 진 핵크먼이 연기했다.
바로 여기가 볼(Bowl)이다. 미식축구 경기장이 볼 형태의 그릇을 닮아 이렇게 부른다.
경기의 기본 규칙은 4번 공격에 굵은 선 2칸인 10야드를 전진하는 것. 간단해 보이지만 생각만큼 쉽지 않다.
앞 뒤 유니폼에 커다랗게 쓰여있는 숫자는 해당 선수의 포지션을 의미한다. 붉은 유니폼을 입은 공격팀의 34번은 풀백 또는 하프백이다. 수비팀은 크게 번호 규정에 좌우되지 않지만 공격팀에 준하는 만큼 흰색 유니폼의 53번은 디펜시브 태클 또는 엔드다.
숫자로 포지션을 규정한 이유는 공격팀의 경우 아무나 공을 잡을 수 없기 때문이다.
공격팀에서 등번호 1~49번의 쿼터백, 풀백, 하프백과 80~99번의 와이드 리시버와 타이트엔드만 공을 주고받을 수 있다.
공을 던지거나 들고뛰어서 득점이 힘들면 발로 차서 넣는 필드 골을 시도한다.
이 영화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 유치장에 갇힌 외인부대들이 'I Will Survive'를 부르며 흥겹게 춤을 춘다. 워낙 이 노래를 좋아해 그런지 참 마음에 드는 장면이다.
키에누 리브스와 사랑에 빠지는 치어걸 리더로 나온 브룩 로튼.
박진감 넘치는 촬영은 일본계 후지모토 타크가 맡았다.
치어리더들이 육감적 댄스로 상대팀의 파울을 유도하는황당한 장면도 나온다.
규칙을 알고 나면 미식축구, 특히 프로리그인 NFL 만큼 박진감 넘치는 경기가 없다. 그래서 슈퍼볼은 한국을 포함, 전 세계에 중계돼 월드컵 중계보다 많은 10억 명이 시청한다.
빈스 롬바르디, 조 몬타나와 더불어 NFL의 신화적 존재인 명 해설자 메이든(오른쪽)도 등장. 그의 이름을 딴 EA스포츠의 NFL 게임 '메이든' 시리즈 역시 아주 재미있다.
마무리 역시 'I Will Survive'에 맞춰 선수들이 흥겹게 춤을 추며 끝난다. 미국인들답게 긍정적이며 낙천적인 결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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