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일러 질레트(Tyler Gillett)와 매트 베티넬리 올핀(Matt Bettinelli-Olpin) 두 사람이 공동 감독한 '스크림'(Scream, 2022년)은 시리즈 가운데 '스크림 4G'의 후속작이다.
제목이 최초 작품과 동일해서 새로 만든 리메이크작처럼 보이지만 기존 시리즈에서 이어지는 작품이다.
내용은 우즈보로 마을에서 연쇄살인이 벌어진 지 25년 후 가면을 쓴 새로운 살인마가 다시 나타나 10대들을 죽이면서 벌어지는 사건을 다뤘다.
영화는 시간이 흐른 만큼 시대의 흐름을 반영했다.
살인마는 전화 대신 스마트폰과 메신저를 사용해 희생자들을 협박하고 살인을 벌인다.
이 과정을 원작 '스크림'과 '싸이코'의 샤워 장면을 인용하는 등 각종 공포물의 클리세를 활용해 보여준다.
이런 장치들은 원작과 끈을 이어가는 역할을 한다.
특히 공포의 살인마 고스트 페이스를 비롯해 원작에서 기자로 출연한 커트니 콕스(Courteney Cox)와 시드니로 나온 니브 캠벨(Neve Campbell), 보안관 듀이 역할의 데이비드 아케트(David Arquette) 등 원작의 낯익은 얼굴들이 다시 등장한다.
재미있는 것은 제작진의 변명과 이유가 배우들의 대사로 등장하는 점이다.
굳이 옛날 영화의 장면들을 모방하고 예전 배우들을 다시 등장시킨 이유에 대해 감독들은 "원작과 이어지면서 신선한 이야기로 만들고 싶어서"라는 배우의 대사를 빌어 답을 한다.
그러면서 돌아온 고스트 페이스가 벌이는 비슷한 형태의 살인이 반복되는 이유에 대해서는 "할리우드는 아이디어가 고갈돼 기본으로 돌아간다"를 대사로 변명을 대신했다.
심지어 시리즈마다 죽어나가는 살인마들에 대해서도 "이 시리즈의 문제는 제이슨이나 프레디처럼 계속 돌아오는 킬러가 없다는 것"이라는 대사를 통해 시리즈의 어려움과 한계도 지적했다.
아닌 게 아니라 이 작품은 새로운 것을 보여주는 것 같지만 배우와 소품만 바뀌었을 뿐 결국 옛날 방식을 되풀이한다.
여전히 살인범들은 진부하게 사설을 길게 늘어놓고 희생자들은 영문도 모른 채 허무하게 죽어 나간다.
누가 범인인지 추리하는 스크림 시리즈의 고유한 재미를 잘 살렸지만 한계를 벗어나지 못하는 바람에 결국 잔혹한 슬래셔 무비에 머물고 말았다.
국내 출시된 4K 타이틀은 블루레이와 4K 등 2장의 디스크로 구성됐다.
2160p UHD의 2.39 대 1 화면비를 지원하는 4K 타이틀은 화질이 좋다.
샤프니스가 높아 윤곽선이 깔끔하고 예리하다.
DTS HD MA 7.1 채널을 지원하는 음향은 서라운드 효과를 잘 살렸다.
리어 채널에서 전화벨 소리가 또렷하게 들리는 등 소리의 이동성과 방향감도 좋다.
부록으로 감독과 제작진의 음성해설, 삭제장면, 캐스팅 소개, 세트와 소품, 웨스 크레이븐 감독 추모 영상 등이 한글 자막과 함께 들어 있다.
부록들도 HD 영상으로 제작됐다.
문제는 부록에 실린 음성해설의 한글 자막에 무성의한 오자가 더러 보인다.
'있다가'를 '이따', '촬영 후'를 '촤 ㄹ 여 ㅇ 후'로 표기하는 등 자막 검수를 하지 않은 티가 역력하다.
<블루레이 타이틀에서 순간 포착한 장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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