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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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 브라더스

동물이 주인공인 영화는 언제나 묘한 감동이 있다. 사람과 달리 자연 그대로의 순수함과 순박함이 가슴을 뭉클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장 자크 아노 감독의 '투 브라더스'(Two Brothers, 2004년)도 마찬가지. '베어'에서 곰을 주제로 내세웠던 장 자크 아노 감독이 이번에는 호랑이를 주인공으로 뽑았다. '투 브라더스'(Two Brothers, 2004년)는 형제간인 새끼 호랑이 2마리가 인간들 때문에 헤어져서 힘든 삶을 살다가 재회하는 내용이다. 다큐멘터리처럼 호랑이의 생활을 그대로 좇은 작품은 아니고 인위적으로 만든 이야기이지만 동물에 대한 관심과 사랑을 갖게 만드는 영화다. 그만큼 잘 정리된 이야기와 호랑이의 자연스런 모습을 카메라에 잘 담아냈다. 사냥꾼을 연기한 가이 피어스의 연기도 튀지 않고..

크립

크리스토퍼 스미스 감독이 직접 각본을 쓰고 연출한 '크립'(Creep, 2006년)은 지하철을 무대로 다룬 공포물이다. 내용은 무려 150년 가까이 된 영국의 미로같은 지하철에 갇힌 여인이 정체모를 괴한에게 쫓기는 이야기다. 현대인의 생활과 밀접하게 연관된 지하철을 이용해 공포감을 자극한 시도는 좋았으나 이야기의 생략이 심한게 흠이다. 중반 이후 여주인공의 뒤를 쫓는 살인마에 대한 설명과 살인 동기 등이 명확히 밝혀지지 않는다. 감독은 DVD에 실린 음성해설을 통해 "너무 많은 설명은 지겹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밝혔다. 그렇다보니 이야기의 개연성이 떨어진다. 등장인물들은 그저 무작정 비명을 지르고 무기를 휘두르며 달릴 뿐이다. 놀이공원내 귀신의 집처럼 깜짝놀라게 만들기는 하지만 정작 모골이 송연한 공포는..

밴디다스

조아킴 로엔닝과 에스펜 샌드버그가 공동 감독한 '밴디다스'는 여성판 '내일을 향해 쏴라'다. 19세기 멕시코의 마을에 들이닥쳐 은행을 장악한 미국 악당들에게 재산과 아버지를 잃은 두 여성이 은행강도가 돼서 복수하는 내용이다. 셀마 헤이엑과 페넬로페 크루즈가 주인공을 맡아 선댄스 키드와 부치 캐시디처럼 총을 휘두르며 은행을 턴다. 그렇지만 버디 무비의 형태만 닮았을 뿐 '내일을 향해 쏴라'처럼 재기발랄한 낭만과 막판 가슴을 뭉클하게 만드는 비장미는 없다. 대신 여성이 주인공이라는 점 때문에 화려한 총격전보다는 섹시 코드만 지나치게 부각됐다. 어설픈 여주인공들을 내세워 정통 서부극 스타일로 정면 승부를 할 수 없다면 오히려 섹시 코드로 빗겨간 것이 흥행을 위한 방법일 수도 있다. 2.35 대 1 애너모픽 와..

포세이돈

볼프강 페터젠 감독이 만든 재난 영화 '포세이돈'(Poseidon, 2006년)은 1972년에 로날드 님 감독이 만든 '포세이돈 어드벤처'의 리메이크작이다. 페터젠 감독은 이 작품을 '특전 유보트' '퍼펙트 스톰'과 더불어 그의 해양영화 3부작으로 꼽는다. 70년대 당시 '포세이돈 어드벤처'는 '타워링'과 더불어 재난 영화를 대표하는 작품이었다. 이야기는 바다에서 뜻하지 않게 거대한 파랑(波浪)을 만나 전복된 호화 유람선의 생존자들이 살아남기 위해 필사의 탈출을 벌이는 줄거리다. 리메이크작은 전체적인 구성이 원작과 갖지만 캐릭터, 갖가지 에피소드들은 약간씩 다르다. 리메이크작의 가장 큰 특징은 앞선 컴퓨터 그래픽을 바탕으로 만든 화려한 볼거리. 30미터 높이의 파랑으로 배가 전복되는 장면과 7층 높이의 ..

파이스토리

'파이스토리'(2006년)는 한국의 에펙스 디지털과 디지아트, 미국의 원더월드가 공동으로 만든 한미 합작 애니메이션이다. 영문 제목은 '샤크'(Shark tale)를 떠올리게 만드는 'Shark Bait'. 제목만 그런게 아니라 내용도 '니모를 찾아서'와 '샤크'의 합성판이다. 주인공인 황새치 파이가 첫 눈에 반한 물고기 코델리아를 지키기 위해 악당 상어와 싸우는 내용이다. 내용 뿐만 아니라 캐릭터까지 흡사하다. 그래픽이라도 뛰어났더라면 좋았을텐데 거꾸로 그래픽은 '니모...'와 '샤크'보다 떨어진다. 캐릭터는 마치 플라스틱 인형처럼 윤이나며 배경은 세밀하지 못하다. 우리나라에서 만든 만큼 SS501, 임채무, 박명수 등이 목소리 연기를 했다는 점이 특징. 독창성, 그래픽, 스토리의 구성력 모두 떨어지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