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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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설공주와 일곱난쟁이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그림형제의 동화를 애니메이션으로 옮긴 월트 디즈니(Walt Disney)의 '백설공주와 일곱 난쟁이'(Snow White and Seven Dwarfs, 1937)는 영화 사상 최초이자 디즈니가 만든 최초의 장편만화영화다. 1930년대 만화영화는 극장에서 극영화 상영에 앞서 광고를 틀어주듯 8~9분짜리를 상영하는 것이 보통이었다. 따라서 약 1시간 30분에 이르는 이 작품은 당시로서 모험이나 마찬가지였다. 월트 디즈니도 이 작품을 만들어놓고 마음을 졸였으나 개봉 전 시사회에서 많은 관객들이 좋아하는 모습을 보고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는 후문이다. 데이비드 핸드(David Hand가 감독한 이 작품의 특징은 수채화 같은 그림이다. 수백 명 애니메이터들이 달라붙어 그린 그림은 그림책을..

007 골드핑거

007 시리즈 3번째 작품 '골드핑거'(Goldfinger, 1964년)는 '제3의 사나이'에서 조감독을 맡았던 가이 해밀턴(Guy Hamilton) 감독이 연출했다. 비교적 원작에 충실한 이 작품은 미국 정부의 금괴보관소 포트녹스를 털려는 악당 골드핑거(게르트 프뢰베 Gert Frobe)와 이를 저지하려는 007(숀 코네리 Sean Connery)의 대결을 다뤘다. 개성 있는 캐릭터와 더불어 시리즈 가운데 처음으로 특수무기가 장착된 본드카가 등장해 화제가 됐다. 특히 악역으로 등장한 가라테 선수출신의 일본 배우 해롤드 사카다는 이 작품 덕분에 포뮬러 44라는 광고약 광고에 출연하기도 했다. 아울러 셜리 베시가 부른 주제가도 히트했다. 애너모픽 와이드 스크린을 지원하는 DVD 타이틀은 오래된 작품답게 영..

소년은 울지 않는다

사람들은 인생을 흔히 여정에 비유한다. 그런 점에서 보면 킴벌리 피어스(Kimberly Peirce) 감독의 '소년은 울지 않는다'(Boys Don't Cry, 2000년)는 로드무비다. 종착지를 알 수 없는 긴 여행을 떠나는 다른 사람의 여정과 달리 주인공 티나 브랜든(힐러리 스웽크 Hilary Swank)은 자신의 성 정체성을 찾기 위한 험난한 여행을 떠난다. 이 작품은 1993년 미국 네브라스카주에서 실제 일어났던 살인사건을 소재로 다뤘다. 당시 21세의 티나 브랜든이라는 여성은 남자가 되고싶어 수년 동안 호르몬 주사를 맞으며 성전환수술을 준비하다가 친구처럼 지내던 2명의 남성에게 여자라는 사실이 들통나 비참하게 강간당한 후 2명의 여자친구와 함께 살해당했다. 실화를 그대로 옮긴 영화는 내용 만큼나..

브링 잇 온

페이튼 리드(Peyton Reed) 감독의 데뷔작 '브링 잇 온'(Bring It On, 2000년)은 치어리더를 소재로 다룬 하이틴물이다. 전국 고교 치어리더 대회를 앞두고 라이벌인 두 학교의 치어리더팀이 경쟁을 벌이는 내용의 이 작품은 대사처럼 '춤과 체조와 짧은 치마가 결합돼 즐거움을 주는' 영화라서 볼거리가 많다. 재미있는 것은 묘하게도 경쟁을 벌이는 팀이 한쪽은 부유한 백인학교, 한쪽은 가난한 흑인학교라는 설정이어서 미국 사회의 단면을 은연중에 드러낸다. 영화가 끝나고 흘러나오는 토니 베실(Toni Basil)의 'Mickey'를 오랜만에 들어볼 수 있는 점도 반갑다. 고교시절 들었던 '믹키'는 '99 루프트발룬'과 더불어 1980년대 중반의 대표적 히트곡이다. 1.85 대 1 애너모픽 와이드 ..

007 위기일발

007 시리즈의 두 번째 작품 '위기일발'(From Russia With Love, 1963년)은 1탄 '살인번호'보다 앞서 국내 수입돼 이를 시리즈의 첫 번째 작품으로 잘못 아는 사람들이 많다. 국내에 007을 처음 알린 의미 있는 작품답게 크게 성공해 당시 20만 명 넘는 관객이 들었다. 내용은 러시아의 최신 암호해독기를 훔치려는 스펙터 일당과 이를 막으려는 007(숀 코네리 Sean Connery)의 대결을 다뤘다. 1편에 이어 테렌스 영(Terence Young)이 감독을 맡은 이 작품은 화려한 볼거리와 액션에 치중한 요즘 007 시리즈와 달리 스릴러에 초점을 맞췄다. 따라서 볼거리는 많지 않아도 줄거리를 따라가는 재미가 제법 쏠쏠하다. 또 매트 몬로가 부른 'From Russia with Lo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