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2015/07 7

바람이 분다 (블루레이)

1941년 태평양 전쟁 개전 초기 일본이 자랑할 만한 전력은 해군이었다. 아카기, 히류, 즈이가쿠, 카가 등 6척의 항공모함과 여기 탑재된 제로센 전투기는 태평양 전쟁의 서막인 진주만 기습의 주역이었고 세계 해전의 향배를 거함 거포주의에서 항공결전 시대로 바꿔 놓는데 일조했다. 당시 일본군들이 레이센, 즉 영전(零戰)이라고 부른 제로센 함상전투기는 가벼운 기체 덕분에 당시로서는 경이적인 시속 533km의 속도를 자랑했다. 그만큼 빠르고 기동성이 좋아서 개전 초기 공중전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었다. 그러나 제로센은 미드웨이 해전에서 4척의 항모와 함께 경험많고 우수한 조종사들이 대거 수장되며 더 이상 개전 초기의 우위를 이어가지 못했지만 당대 세계 최정상급 전투기였다. 이를 만든 사람이 미쓰비시 중공업의 ..

영웅본색3 (블루레이)

서극 감독의 '영웅본색3'(1988년)는 여러모로 낯선 영화다. 전작들인 영웅본색 1,2와 너무 다른 이야기와 배경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전작들의 주인공 가운데 주윤발만 등장하고 다른 사람들은 나오지 않는다. 결정적으로 무대가 홍콩이 아니다. 일부 홍콩 장면이 나오긴 하지만 이야기의 상당 부분이 베트남에서 벌어진다. 그것도 홍콩 갱 조직 내의 음모와 배신, 의리가 얽힌 전형적인 홍콩 느와르 스타일이 아닌 여인의 사랑을 얻기 위한 남자들의 순애보에 초점을 맞췄다. 이 점이 기존 영웅본색 시리즈를 기대한 사람들에게는 실망을 줬고, 반면 기존 작품들과 차별화된 색다른 요인이기도 했다. 이처럼 영화의 성격이 많이 달라진 것은 제작을 맡은 서극이 직접 감독까지 맡았기 때문이다. 그는 2편 제작 때부터 의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