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아장커 감독에게 현대 중국은 뜨거운 용광로였다. 그의 작품 '천주정'(天注定, 2013년)을 보면 온통 분노로 이글거린다. 네 편의 이야기를 묶은 옴니버스 영화인 이 작품은 다양한 인간 군상이 각자의 분노를 표출하는 방식을 다루고 있다. 유일하게 네 번째 이야기만 등장인물이 분노하지 않는데 그의 막판 선택을 보면 오히려 관객에게 서글픔과 분노를 불러일으킨다. 그런 점에서 실화를 바탕으로 한 네 편의 이야기는 모두 분노라는 한 바구니 안에 들어 있는 계란 같은 에피소드들이다. 지아장커 감독은 중국의 SNS인 웨이보에 올라온 여러 사건들을 보고 충격을 받아 이 영화를 구상하게 됐다고 한다. 그는 중국 사회 곳곳에서 일어난 엽기적인 사건들이 강성대국으로 달려가는 과정에서 발생한 필연적 현상이라고 봤다. 즉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