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2019/02 8

레전드 (블루레이)

브라이언 헬겔랜드 감독의 '레전드'(Legend, 2015년)는 재미나 영화적 완성도가 뛰어난 작품은 아니지만 이면에 숨어있는 사건의 진실이 관심을 끄는 영화다. 이 영화는 실화다. 1960년대 영국에서 전설적인 갱이었던 크레이 형제의 이야기를 다뤘다. 쌍둥이인 레지 크레이와 로니 크레이 형제는 특이하게도 1960년대 더 펌(the firm)이라는 회사를 차려 기업형 범죄를 저지른 갱들이다. 이들은 처음에 뒷골목에서 돈이나 갈취하는 폭력배로 출발했지만 곧 이재에 밝은 레슬리 페인이 합류하면서 클럽들을 인수해 상류층까지 진출했다. 이 과정에서 이들은 프랭크 시나트라, 주디 갈란드, 바바라 윈저 등 연예인 및 유명 국회의원 등 상류층까지 사로잡으며 합법과 불법을 넘나드는 조직범죄를 저질렀다. 연예인들에게 경..

어 퓨 굿 맨 (4K 블루레이)

쿠바 관타나모에 있는 미군의 해외 기지에서 해병대원이 살해당한다.용의자는 두 명의 선임병들이다. 평소 훈련에 뒤쳐져 골칫덩이였던 후임병을 과하게 혼내주다가 탈이 났다.코드 레드(code red)였다. 우리는 군대에서 얼차려라고 부르는 기합을 미군들은 코드 레드라고 부른다.우리 군대에서도 병사들 간에 가혹행위를 금지하지만 미군도 코드 레드를 금지한다. 그런데도 코드 레드가 필요하다고 보는 지휘관은 이런 행위를 묵인하거나 심지어 지시하기도 한다.관타나모 기지의 해병 부대장도 코드 레드를 지시했다. 하지만 전도유망한 이 지휘관은 옷을 벗을 수도 있는 중대한 범죄를 감추기 위해 병사들에게 살인죄를 덮어 씌운다.졸지에 살인범이 된 두 사병을 변호하기 위해 변호 경력이 일천한 해군 법무관이 선임된다. 그러나 평소 ..

블레이드 러너 2049 (4K 블루레이)

리들리 스콧 감독이 30여 년 전에 만든 '블레이드 러너'(1982년)는 충격이었다. 암울한 회색 빛 영상 속에 갇힌 미래의 세계는 마천루 같은 건물 사이로 자동차들이 날아다니는 첨단 물질문명의 세상이었지만 결코 인간의 행복을 담보하지는 못했다. 오히려 사람과 똑같이 생긴 복제인간의 등장으로 혼란이 가중되는 디스토피아적 세계였다. 그때 스콧 감독이 영화 속에서 다룬 시대적 배경이 2019년, 바로 올해다. 물론 영화처럼 자동차들이 하늘을 날고 사람과 구분이 가지 않는 복제인간이 돌아다니지는 않는다. 하지만 인공지능(AI)과 로봇 등 과학기술의 발달로 일자리고 줄어들거나 여기 적응하지 못한 사람들이 밀려나는 인간 소외 현상이 갈수록 커지는 것은 영화와 요즘 세상이 크게 다르지 않다. 드니 빌뇌브 감독이 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