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비추천 DVD / 블루레이 430

매드 맥스 3(4K)

조지 밀러(George Miller)와 조지 오길비가 공동 감독한 '매드 맥스 3'(Mad Max: Beyond Thunderdome, 1985년)는 시리즈 가운데 가장 떨어지는 작품이다. 여기에는 사연이 있다. 조지 밀러 감독이 직접 각본을 쓰고 연출한 '매드 맥스'가 크게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제작자인 바이런 케네디가 물심양면으로 도왔기 때문이다. 케네디는 누구도 무명 감독의 저예산 영화를 도우려 하지 않을 때 제작자로 나서 자신의 침실에서 아버지가 만든 편집기로 감독과 함께 편집을 했다. 1편이 성공한 뒤 케네디는 2편 제작도 맡았고, 3편도 제작자로 나섰다. 그러나 그는 장소 헌팅에 나섰다가 헬기가 추락하면서 세상을 떴다. 조지 밀러 감독은 친구이자 제작자인 케네디의 죽음에 크게 상심해 3편 제..

수면의 과학(블루레이)

미셀 공드리(Michel Gondry) 감독의 '수면의 과학'(La Science des reves, 2006년)은 무엇을 말하려고 하는지 메시지가 명확하게 잡히지 않는 영화다. 우선 내용부터 난해하다. 인쇄소에서 디자이너로 일하는 스테판(가엘 가르시아 베르날 Gael Garcia Bernal)은 이웃집에 사는 여성 스테파니(샤를르 갱스부르 Charlotte Gainsbourg)를 좋아한다. 둘은 서로 오가며 친하게 지내지만 가까워질 듯하면서 좀처럼 거리가 좁혀지지 않는다. 영화는 두 사람의 관계에 초점을 맞춰서 진행된다. 특이한 것은 스테판의 꿈이 현실과 뒤섞여 진행되는 점이다. 문제는 꿈과 현실의 경계가 명확하게 구분되지 않고 뒤섞이다 보니 앞뒤 맥락이 닿지 않고 이야기가 뚝뚝 끊어져 도대체 무슨 소..

언더월드 블러드 워(4K)

안나 포에스터(Anna Foerster) 감독의 '언더월드 블러드 워'(Underworld: Blood Wars, 2016년)는 언더월드 시리즈의 다섯 번째 작품이다. 좀비와의 대결을 집요하게 우려먹은 '레지던트 이블' 시리즈처럼 이 작품은 흡혈귀와 늑대인간의 대결을 사골 국물처럼 계속 우려낸 시리즈물이다. 관건은 매번 똑같은 소재인 흡혈귀와 늑대인간의 패싸움을 다르게 보이도록 만드는 일이다. 하지만 뻔한 소재인 만큼 한계가 있어서 매 작품마다 변화를 준다고 주지만 거기서 거기고 크게 다르지 않다. 등장하는 인물과 배경만 조금씩 바뀔 뿐이다. 이 작품은 수백 년간 숨어 지내온 북구의 흡혈귀족들을 새롭게 등장시켜 전작들과 차별화를 꾀하며 고성에서 일대 전쟁을 치른다. 여기에 흡혈귀 내부에 권력을 둘러싼 암..

언더월드 라이칸의 반란(4K)

'언더월드' 시리즈가 3편까지 제작될 줄 몰랐다. 1편도 그다지 신통치 않았기 때문. 그나마 1편이 제일 나은 편이어서 그런대로 돈을 벌어들이자 2, 3편이 속속 제작됐다. 3편인 '언더월드 라이칸의 반란'(Underworld - Rise of The Lycans, 2009년)은 시리즈 가운데 가장 졸작이다. 오랜 반목을 지속해 온 흡혈귀와 늑대 인간들의 싸움을 그린 이 작품은 흡혈귀들에게 노예처럼 사육되던 변종 늑대인간 라이칸이 반란을 일으키는 내용이다. 그렇지만 이야기가 그렇게 새롭지 않다. 흡혈귀에게 탄압받는 노예의 삶을 사는 늑대 인간들을 구원하기 위해 반란을 일으키는 과정은 성경을 연상케 한다. 또 흡혈귀 공주와 라이칸의 만남은 셰익스피어의 '로미오와 줄리엣' 이후 되풀이돼온 금지된 사랑이다. ..

지구 최후의 밤(블루레이)

중국의 비간 감독이 만든 '지구 최후의 밤'(地球最后的夜晚, 2018년)은 참으로 난해하고 불친절한 영화다. 딱히 이렇다 할 줄거리 없이 전개되는 이야기는 현재와 과거를 시도 때도 없이 오갈 뿐 아니라 현실과 꿈속 이야기가 마구 뒤섞여 종잡을 수 없다. 현실의 등장인물이 꿈속에도 그대로 등장하며 심지어 탕웨이의 경우 1인 2역을 맡아 서로 다른 존재를 연기하다 보니 더더욱 헷갈린다. 내용은 기억 속 여인 완치원(탕웨이)을 쫓아 과거의 행적을 되짚는 남자 뤄홍우(황각)의 이야기다. 기본적인 토대는 그렇지만 실제로 인물들의 인과 관계와 이야기의 맥락을 이해하기 아주 힘들다. 감독은 그저 무의식의 흐름처럼 맥락을 알 수 없는 이야기를 길게 롱 테이크로 따라갈 뿐이다. 그렇다 보니 감독이 강조하려는 것이 무엇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