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나미가 남아시아를 덮친 이후 재앙 영화가 예전과 달리 실감 나게 다가온다. 그런데 존 아미엘(Jon Amiel) 감독의 '코어'(The Core, 2003년)는 좀 다르다. 지구 속 깊숙이 자리 잡은 내핵을 감싸고 있는 외핵이 끊임없이 회전하던 중 갑자기 멈춰버려 일대 재앙이 일어나는 내용이다. 외핵의 회전은 지구 자기장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멈추면 오존층이 파괴돼 지구가 태양처럼 변해버리는 이야기다. 지구의 핵에 대해 자세히 모르면 이런 내용이 황당하게 다가올 수밖에 없다. 더욱이 해결책도 두더지처럼 지구 속을 뚫고 들어가 핵 주변에서 핵폭탄을 터뜨려 강제로 외핵을 회전시키는 만화 같은 방법이다. 특수효과는 아쉬운 대로 볼 만 한데, 이렇다 할 스타가 없는 점도 영화 보는 재미를 떨어뜨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