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흥식 감독의 '인어공주'(2004년)는 평론가들의 찬사를 받으며 개봉한 작품이다. 그러나 개인적으로는 너무 큰 기대를 걸어서 그런지 흡족하지 않았다. 판타지에 의존한 사랑과 부정이 그다지 가슴에 와닿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 느낌이 달라진 것은 DVD 타이틀을 보면서였다. 다음 달에 미리 나올 DVD를 곱씹어 보며 아련한 감정이 서서히 차올랐다. 극장에서 미처 보지 못한 덧정 속에 숨은 진정이 보였기 때문이다. 아직도 판타지에 의존한 박 감독의 이야기 진행은 마음에 들지 않지만 그가 만든 아련한 느낌의 그림만큼은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HD텔레시네를 했다는 1.85 대 1 애너모픽 와이드 스크린의 DVD 타이틀은 우리 영화치고 뛰어난 화질을 갖췄다. 원본 필름의 손상 때문에 생긴 잡티와 스크래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