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람보'와 '록키'가 실베스터 스탤론의 대명사였듯이 '코만도'와 '터미네이터'는 아놀드 슈왈츠제네거를 상징하는 대명사다. 그만큼 '터미네이터' 시리즈는 아놀드가 빠지면 팥 없는 찐빵이다. 맥지 감독이 만든 터미네이터 4번째 시리즈 '터미네이터: 미래전쟁의 시작'(Terminator Salvation, 2009년)이 그 꼴이 됐다. 아놀드가 나오지 않을 뿐더러(영화 후반 등장하는 아놀드 모습은 특수 분장을 한 대역이다) 전작들에서 보여준 물질문명에 경도된 인간을 준엄하게 질타하는 메시지도 사라졌다. 팥 대신 찐빵을 채운 것은 화면 가득 요란하게 때려부수는 액션 뿐이다. '미녀 삼총사' 시리즈를 감독한 맥지 답게 이번 작품은 활극에 초점을 맞췄다. 터미네이터와 사라 코너의 자리는 크리스찬 베일과 샘 워싱턴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