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볼 만한 DVD / 블루레이

그랑 블루 감독판 (블루레이)

울프팩 2012. 12. 31. 22:14

2010년 여름, 그리스 최고의 휴양지로 꼽히는 산토리니섬에 갔을 때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이 짙푸른 에게해였다. (http://wolfpack.tistory.com/entry/산토리니-이아마을)
절벽 끝에 아슬아슬하게 매달린 눈부시게 하얀 집들 너머로 펼쳐진 푸른 바다를 보면서 뤽 베송 감독의 영화 '그랑 블루'(Le Grand Bleu, 1988년)가 떠올랐다.

영화 초반 주인공들이 어린 시절 뛰노는 흑백 영상의 배경이 된 곳이 에게해에 면한 그리스 바닷가였다.
그 곳에서 자란 주인공들은 잠수부가 돼서 세계 최고 다이버를 가리는 대회에 나간다.

그들은 산소통도 없이 오로지 폐활량 하나만 믿고 숨을 참은 채 바다 깊숙히 내려 간다.
영화는 신비할 정도로 짙푸른 바다에 매료된 사나이들의 우정과 사랑을 시 같은 영상으로 담아 냈다.

여기에는 뤽 베송 감독 개인의 이야기가 크게 작용했다.
부모가 휴양 시설의 스쿠버다이빙 강사였던 뤽 베송은 덕분에 지중해 연안에서 자라며 어린 시절부터 스쿠버 다이빙을 익혔다.

그는 다이버와 돌고래 전문가가 되기를 원했으나 17세때 다이빙 사고를 당하면서 평소 매료됐던 영화감독으로 방향을 틀었다.
그는 이 같은 전력을 살려 이 작품에서 다이빙의 세계를 남다른 시각으로 다뤘다.

특히 다이버가 물 속에서 빛이 쏟아져 들어오는 물 바깥을 바라보는 모습이나 돌고래와 어울려 즐겁게 노는 모습은 실제 경험하지 않으면 묘사하기 힘든 장면들이다.
그만큼 수중 촬영이 훌륭하다.

감탄이 절로 나올 만큼 아름다운 영상과 더불어 에릭 세라가 담당한 음악 또한 훌륭하다.
그의 음악은 신비한 바다의 느낌을 영롱한 선율로 잘 살려 시적인 영상과 완벽한 댓구를 이룬다.

국내에는 이 작품이 단품 및 뤽 베송 감독의 대표작 5편을 묶은 박스세트 블루레이로 출시됐다.
박스세트의 경우 단품으로 나오지 않은 '니키타'와 '아틀란티스'가 들어 있기 때문에 이왕이면 박스세트를 사는 게 좋다.

이번에 나온 블루레이 타이틀은 2시간 48분에 이르는 감독판을 담고 있다.
1080p 풀HD의 2.35 1 와이드스크린을 지원하는 블루레이 타이틀은 화질이 무난하다.

초반에는 입자가 거칠고 미세하게 떨리기까지 하지만 뒤로 갈 수록 안정되며 색감도 선명하다.
그런데 2시간 42분 40초에 주인공이 돌고래를 향해 팔을 뻗는 장면에서 영상이 일부 깨진다.

블루레이 플레이어에 따라 손 부분이 블록으로 쪼개지기도 하고 줄이 가기도 한다.
음향은 오리지널 영어가 DTS-HD 2.0 채널, 새로 입힌 불어는 DTS-HD 5.1 채널을 지원한다.

5.1 채널의 경우 채널 분리가 잘 돼 서라운드 효과가 잘 살아 있다.
2.0 채널은 55분께 수영장 장면에서 한쪽 스피커 소리가 아예 나오지 않는 문제가 있다.
부록은 전혀 없다.

<블루레이 타이틀에서 순간포착한 장면들>
* play 표시가 있는 사진은 play 버튼을 누르면 관련 동영상이 나옵니다. *

뤽 베송 감독은 바닷내음이 느껴질 것 처럼 바다의 느낌을 잘 살려 찍었다.
흑백으로 찍은 주인공들의 어린 시절 장면에 나오는 하얀 집들은 산토리니 풍경과 똑같다. 컬러였으면 더 아름다웠을 듯 싶다.
이 영화가 1988년 칸영화제 개막작으로 상영됐을 때 비평가들의 평은 그다지 좋지 않았다.
촬영은 카를로 바리니가 맡았다. 그는 '코러스' '서브웨이' 등을 찍었다.
산토리니의 카티키스 호텔도 풀장이 영화 속 장면처럼 바다를 향해 있다. 이 부분에서 블루레이 타이틀의 영어 DTS-HD 2.0 채널은 소리가 한쪽 스피커에서만 나온다.
주인공 자크를 연기한 장-마크 바. 두상이 예뻐서 짧은 머리가 잘 어울린 그는 '도그빌' '어둠속의 댄서' '유로파' 등에 출연했다.
뤽 베송 감독은 돌고래 전문가답게 돌고래들의 움직임을 잘 알아서 역동적으로 잘 잡아냈다.
뤽 베송 감독의 작품에 곧잘 출연한 장 르노가 자크의 친구인 엔조 역으로 출연. 낮게 깔리는 목소리와 커다란 덩치가 자존심과 승부욕이 강한 엔조 역에 잘 어울렸다.
자크의 연인으로 출연한 로잔나 아퀘트. 할아버지와 아버지, 동생들도 배우인 배우 집안 출신. 1980년대 유명 밴드 토토의 전세계적 히트곡 'Rosanna'의 주인공. 그는 토토의 기타리스트 스티브 루카서의 여자친구였다.
여러 작품에서 호흡을 맞춘 작곡가 에릭 세라가 영화음악을 담당. 그는 이 작품을 비롯해 '니키타' '레옹' '아틀란티스' '제 5 원소' 등 뤽 베송 박스세트에 수록된 5편의 영화음악을 모두 맡았다.
뤽 베송은 이 작품의 원안, 각본, 감독을 맡았다.
이 부분에서 영상이 깨진다. 블루레이 플레이어에 따라 손 부분이 블록노이즈처럼 쪼개 지거나 가로 줄이 여러 개 나타나기도 한다.
꽃이 있는 식탁
고은경 저
뤽 배송 콜렉션 (한정판 디지팩): 블루레이
뤽 베송 감독
그랑블루 : 블루레이
뤽 베송 감독/장 르노 주연
예스24 | 애드온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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