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여름, 그리스 최고의 휴양지로 꼽히는 산토리니섬에 갔을 때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이 짙푸른 에게해였다. (http://wolfpack.tistory.com/entry/산토리니-이아마을)
절벽 끝에 아슬아슬하게 매달린 눈부시게 하얀 집들 너머로 펼쳐진 푸른 바다를 보면서 뤽 베송 감독의 영화 '그랑 블루'(Le Grand Bleu, 1988년)가 떠올랐다.
영화 초반 주인공들이 어린 시절 뛰노는 흑백 영상의 배경이 된 곳이 에게해에 면한 그리스 바닷가였다.
그 곳에서 자란 주인공들은 잠수부가 돼서 세계 최고 다이버를 가리는 대회에 나간다.
그들은 산소통도 없이 오로지 폐활량 하나만 믿고 숨을 참은 채 바다 깊숙히 내려 간다.
영화는 신비할 정도로 짙푸른 바다에 매료된 사나이들의 우정과 사랑을 시 같은 영상으로 담아 냈다.
여기에는 뤽 베송 감독 개인의 이야기가 크게 작용했다.
부모가 휴양 시설의 스쿠버다이빙 강사였던 뤽 베송은 덕분에 지중해 연안에서 자라며 어린 시절부터 스쿠버 다이빙을 익혔다.
그는 다이버와 돌고래 전문가가 되기를 원했으나 17세때 다이빙 사고를 당하면서 평소 매료됐던 영화감독으로 방향을 틀었다.
그는 이 같은 전력을 살려 이 작품에서 다이빙의 세계를 남다른 시각으로 다뤘다.
특히 다이버가 물 속에서 빛이 쏟아져 들어오는 물 바깥을 바라보는 모습이나 돌고래와 어울려 즐겁게 노는 모습은 실제 경험하지 않으면 묘사하기 힘든 장면들이다.
그만큼 수중 촬영이 훌륭하다.
감탄이 절로 나올 만큼 아름다운 영상과 더불어 에릭 세라가 담당한 음악 또한 훌륭하다.
그의 음악은 신비한 바다의 느낌을 영롱한 선율로 잘 살려 시적인 영상과 완벽한 댓구를 이룬다.
국내에는 이 작품이 단품 및 뤽 베송 감독의 대표작 5편을 묶은 박스세트 블루레이로 출시됐다.
박스세트의 경우 단품으로 나오지 않은 '니키타'와 '아틀란티스'가 들어 있기 때문에 이왕이면 박스세트를 사는 게 좋다.
이번에 나온 블루레이 타이틀은 2시간 48분에 이르는 감독판을 담고 있다.
1080p 풀HD의 2.35 1 와이드스크린을 지원하는 블루레이 타이틀은 화질이 무난하다.
초반에는 입자가 거칠고 미세하게 떨리기까지 하지만 뒤로 갈 수록 안정되며 색감도 선명하다.
그런데 2시간 42분 40초에 주인공이 돌고래를 향해 팔을 뻗는 장면에서 영상이 일부 깨진다.
블루레이 플레이어에 따라 손 부분이 블록으로 쪼개지기도 하고 줄이 가기도 한다.
음향은 오리지널 영어가 DTS-HD 2.0 채널, 새로 입힌 불어는 DTS-HD 5.1 채널을 지원한다.
5.1 채널의 경우 채널 분리가 잘 돼 서라운드 효과가 잘 살아 있다.
2.0 채널은 55분께 수영장 장면에서 한쪽 스피커 소리가 아예 나오지 않는 문제가 있다.
부록은 전혀 없다.
<블루레이 타이틀에서 순간포착한 장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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