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볼 만한 DVD / 블루레이

데이라잇 (블루레이)

울프팩 2011. 3. 29. 07:33

이웃나라인 일본이 도호쿠 대지진으로 겪는 고통을 연일 보고 들으니 재난 영화가 더 이상 영화로만 보이지 않는다.
롭 코헨 감독의 '데이라잇'(Daylight, 1996년)은 특이한 재난 영화다.

언제나 자동차들로 붐비는 미국 뉴욕의 뉴저지와 맨하튼을 연결하는 터널 붕괴 사고를 다뤘다.
뜻하지 않은 폭발 사고로 터널이 붕괴 위기에 처하면서 그 안에 갇힌 사람들을 한 사람의 영웅이 구해내는 줄거리다.

재난 영화의 대부분이 그렇듯, 시시각각 조여오는 위기 상황과 여기서 벗어나기 위한 사람들의 필사의 탈출이 주된 내용.
실베스터 스탤론이 '클리프 행어' 이후 오랜만에 인명을 구조하는 역할로 등장해 예의 뚝심을 발휘한다.

폭발 사고 이후 터널이 붕괴로 치닫는 과정은 나름대로 긴장감있게 잘 묘사했다.
그러나 개연성이 떨어진다는 점이 문제다.

재난 영화란 그럴 법 하다는 개연성이 있어야 공감을 불러 일으킨다.
그런데 이 영화는 터널의 폭발 과정이나 막판 주인공의 탈출이 지나치게 작위적이다.

영화를 끌고 가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지만 이중 삼중으로 겹치는 사고는 억지에 가깝고, 마치 샴페인 병의 코르크 마개를 딴 것 같은 막판 탈출은 헛웃음이 나올 정도.
재난영화의 도식적인 갈등구조와 억지 상황이 한계이긴 하지만 나름대로 볼거리를 제공하는 영화다.

1080p 풀HD의 1.85 대 1 애너모픽 와이드 스크린을 지원하는 블루레이 타이틀은 화질이 평범하다.
윤곽선이 날카롭지 못하고 배경에 지글거림이 보인다.

DTS-HD 5.1 채널을 지원하는 음향은 서라운드 효과가 뛰어나다.
활활 타오르는 불길의 소리가 위력적이며 저음이 웅장하고 묵직해 재난 상황의 긴장감을 높였다.
부록은 없다.

<블루레이 타이틀에서 순간 포착한 장면들>

영화의 제목인 데이라잇은 뉴저지와 맨하튼을 연결하는 해저터널이다. 자동차들이 오가는 이 터널은 바다 밑에 터널을 뚫어 위로 바닷물을 이고 있는 형태다.
이 곳에 하필 유독물을 실은 불법 트럭들이 줄줄이 지나가고, 보석상을 턴 강도가 광란의 질주를 벌이며 대폭발이 발생한다.
위기 상황에서 어김없이 등장하는 영웅 역할은 실베스터 스탤론이 맡았다.
재난 영화 주인공이 그렇듯 위기에 처한 사람들과 갈등을 겪는다. 터널에 갇힌 생존자 중에는 실베스터 스탤론의 아들 세이지 스탤론도 어린 죄수 빈센트 역으로 등장한다.
당시에는 지금만큼 알려지지 않은 비고 모르텐슨도 출연.
인명 구조 장면은 근육질 영웅 스탤론의 활약이 돋보인다. 이때까지만 해도 스탤론이 괜찮았다.
거리 모습이나 배경 등은 뉴욕에서 찍었지만, 터널 장면은 이탈리아 로마의 거대 스튜디오인 치네치타에서 촬영.
해저 터널이라는 상황 때문에 재난이 물과 불의 복합체가 됐다. 특수 효과는 ILM이 담당.
막판 엔딩이 다소 억지스럽다. 지금은 사라진 월드트레이드센터가 멀리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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