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처드 브룩스 감독의 '뜨거운 양철 지붕 위의 고양이'(Cat On A Hot Tin Roof, 1958년)는 제대로 된 미국 정극의 맛을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

요란한 액션이나 볼거리가 아닌 배우들의 대사와 섬세한 연기로 인물들 간의 갈등과 심리 묘사를 세밀하게 드러냈다.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이 작품은 원작 자체가 퓰리처상을 두 번이나 받은 미국의 대표적인 작가인 테네시 윌리엄스의 탄탄한 희곡이다.

테네시 윌리엄스는 이 작품으로도 퓰리처상을 받았다.

 

연극은 1955년 엘리아 카잔 감독의 연출로 뉴욕에서 초연됐다.

이후 3년 뒤 리처드 브룩스 감독이 영화로 다시 만들었다.

 

무엇보다 이 작품의 성공은 캐스팅 덕분이었다.

지금은 모르는 사람이 없는 할리우드를 대표하는 거성들이었지만 당시로서는 신인이었던 폴 뉴먼과 엘리자베스 테일러가 주연을 맡았다.

 

폴 뉴먼은 항상 잘 생긴 용모 때문에 연기가 과소평가되는 것을 속상해 하던 시절이었고, 엘리자베스 테일러는 아역 배우부터 이어진 청춘 스타의 이미지를 벗기 위해 고심하던 시절었다.

따라서 두 사람 모두 연기 인생의 이정표를 찍는 연기로 승부하는 작품에 목이 말랐던 시절이었다.

 

그만큼 두 사람은 혼신의 힘을 다해 연기했고 이런 열정들이 스크린에서 불을 튀기는 듯 하다.

더불어 벌 아이브스, 주디스 앤더슨, 매들린 셔우드 등 조연들도 마치 작품 속에서 걸어 나온 듯한 완벽한 연기로 주인공들을 잘 받쳐 줬다.

 

내용은 남편 브릭(폴 뉴먼)과 소원한 관계인 아내 매기(엘리자베스 테일러)가 남편과의 사랑을 회복하고 형제들 간에 재산싸움에서도 제 몫을 확실히 챙기려는 분투를 그렸다.

남편 브릭은 속으로 여러가지 상처를 안고 있어서 아버지와 아내, 형제들과 떨어져 항상 외딴 섬처럼 지낸다.

 

몸은 같이 있을 지라도 마음이 멀어지다보니 극 중 인물들은 늘 긴장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그 가운데 브릭은 몸도 마음도 모두 상처를 입은 어찌보면 가장 유약한 인물이다.

 

겉으로는 아내에게 거칠게 굴고 아버지에게 대들며 강한 척 하지만 사실은 속으로 곪은 상처 때문에 아무 것도 하지 못하는 유약한 젊은이의 상징 같은 존재다.

오히려 매기는 뜨겁게 단 양철 지붕 위에 올라가 어쩔 줄 모르는 고양이처럼 불쌍해 보이지만 긴장 관계 속에서도 자신의 역할을 확실히 하며 제 몫을 챙기는 가장 강한 캐릭터이다.

 

새삼 테네시 윌리엄스의 훌륭한 대본과 배우들의 신들린 듯한 연기가 빛을 발한 작품이다.

지금은 이런 작품들이 사라졌지만 TV시리즈인 '보통 사람들'처럼 가정의 든든한 울타리인 아버지의 존재를 강조하는 미국인의 가치관을 보여준 작품 중 하나다.

 

1080p 풀HD의 1.78 대 1 화면비를 지원하는 블루레이 타이틀은 제작 연도를 감안하면 화질이 괜찮다.

필름 입자감이 곱게 느껴지지만 무려 60년 전 작품인데도 잡티하나 없이 말끔하다.

 

음향은 DTS HD MA 2.0 채널을 지원한다.

부록으로 테네시 윌리엄스의 전기 작가인 도널드 스포토의 해설, 커플 연기 설명과 예고편이 들어 있다.

 

음성해설은 자막이 없으며 커플 연기 설명은 한글 자막이 들어 있다.

<블루레이 타이틀에서 순간 포착한 장면들>

이 작품은 엘리자베스 테일러를 위한 영화다. 그만큼 그의 연기가 가장 빛났다. 마릴린 먼로는 이 작품의 여주인공을 하고 싶어 했다. 반면 라라 터너와 그레이스 켈리는 여주인공 역을 거절했다.

1958년 2월 촬영 시작 당시 엘리자베스 테일러는 26세였다. 당시 그는 아역 배우 시절을 포함해 15년의 연기 경력을 갖고 있었다. 원래 감독은 토니 프란씨오사와 에바 가드너를 주인공으로 고려했다.

당시 엘리자베스 테일러는 세 번째 결혼을 한 상태였다. 남편은 영화기획자였던 마이클 토드였다. 마이클 토드는 영화 '80일간의 세계일주'를 기획해 큰 성공을 거둔 상태였다. 원작에 있던 동성애 코드는 영화에서 제거됐다.

테네시 윌리엄스는 아버지인 빅 대디 역으로 벌 아이브스를 염두에 두고 원작 희곡을 썼다. 벌 아이브스는 1955년 연극 초연에서도 아버지 역을 했다. 당시 그는 장남을 연기한 잭 카슨보다 한 살 많았다.

워너브라더스는 폴 뉴먼과 계약하고 그를 제 2의 말론 브란도라고 띄웠다. 아닌게 아니라 그는 제임스 딘, 말론 브란도, 몽고메리 클리프트와 함께 1950년대 최고의 배우 4명 중 하나였다.

폴 뉴먼은 촬영 한달 전인 1958년 1월 배우 조안 우드워드와 두 번째 결혼을 했다. 그는 외모가 연기를 가린다고 생각해서 외모가 눈에 띄지 않는 역을 찾았다.

"평생 아버지를 알아왔지만 우리는 서로에게 이방인이에요." 극 중 대사처럼 폴 뉴먼은 배역과 비슷한 젊은 시절을 보냈다. 사이가 좋지 않았던 부친은 뉴먼이 배우로 성공하기 전에 사망했다.

엘리자베스 테일러는 이 작품 촬영 중이던 1958년 3월22일 남편 마이크 토드가 비행기 사고로 숨지는 비극을 겪었다. 토드는 개인 비행기 '럭키 리즈'를 타고 가던 중 뉴멕시코의 그란츠 인근 산에 충돌에 50세 나이로 사망했다. 테일러도 당시 비행기를 탈 예정이었으나 다음날 촬영 때문에 탑승을 미뤘다.

이 작품은 원래 흑백으로 찍으려고 했으나 폴 뉴먼과 엘리자베스 테일러가 출연하면서 컬러 촬영으로 바뀌었다. 엘비스 프레슬리, 로버트 미첨, 몽고메리 클리프트는 남자 주인공 역을 거절했다. 제임스 딘은 주연으로 고려됐으나 기획 전에 사망했다.

뜨거운양철지붕위의고양이 (Cat On A Hot Tin Roof)
리차드 브룩스 감독; 엘리자베스 테일러 주연; 폴 뉴먼 출연;
크로아티아 랩소디
최연진 저
뜨거운 양철 지붕 위의 고양이 (1Disc) : 블루레이
예스24 | 애드온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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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울프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