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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레드 : 더 레전드

울프팩 2013. 7. 20.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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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료가 좋다고 요리가 맛있는 것은 아니다.
딘 패리소트 감독의 '레드 : 더 레전드'(RED 2, 2013년)가 그런 영화다.

출연진을 보면 화려하다.
브루스 윌리스, 존 말코비치, 헬렌 미렌, 메리 루이스 파커에 안소니 홉킨스와 캐서린 제타 존스, 여기의 우리 배우 이병헌까지 스타 백화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유명 배우들이 대거 출동했다.

하지만 영화의 구성과 전개는 결코 배우들의 이름값을 따라가지 못한다.
게임처럼 액션에만 초점을 맞추다 보니 이야기의 개연성이 부족해 설득력이 떨어진다.

악당의 지나치게 관용적인 행동이나 주요 정보를 키스 한 방에 넘어가 술술 불고, 폭탄을 아무도 모르게 감쪽같이 설치하는 장면 등은 쉽게 이해가 가지 않는다.
그렇다 보니 더더욱 액션에만 매달릴 수 밖에 없다.

이 작품에서 눈에 띄는 것은 수갑 액션이다.
초반 취조를 받던 브루스 윌리스가 테이블에 두 손이 묶인 채 벌이는 결투, 이병헌이 수갑으로 묶어 놓은 냉장고 문짝을 뜯어내 벌이는 싸움은 비현실적이긴 하지만 호쾌하다.

더불어 2대의 자동차로 센강을 달리며 오토바이를 추적하는 장면 등 자동차 추격장면도 긴장감을 불어 넣는다.
하지만 지나치게 과장되긴 마찬가지.

이병헌과 헬렌 메릴이 자동차 추격전 중 벌이는 360도 회전 총격 씬은 게임의 한 장면 같다.
이름값 이상을 해 낸 배우는 이병헌이다.

액션 장면에서 잔뜩 힘이 들어가긴 하지만 몸을 아끼지 않고 과감히 연기했으며, 듣기 좋은 목소리로 말하는 영어 대사도 자연스럽다.
더불어 우리말 대사와 욕설을 섞어서 웃음을 유발하는 등 이 작품에서 제 몫을 톡톡히 해냈다.

이밖에 파리 런던 제네바 모스크바 등 유럽 대도시에 현장 촬영한 덕분에 현지 풍물을 볼 수 있는 재미가 있다.
하지만 엉성한 이야기와 정교하지 못한 구성으로 중간 부분이 늘어지는 등 감독의 연출력 부족을 고스란히 드러내고 있다.

딘 패리소트 감독은 '뻔뻔한 딕 & 제인' 등 원래 코미디물을 즐겨 만들었다.
이번 작품에서도 액션과 코미디의 조합으로 두 마리 토끼를 쫓았지만 결과가 영 실망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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