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에 낙엽이 날리는 스산한 가을이면 딱 어울리는 영화가 있다.
바로 '밀러스 크로싱'이다.
언제나 악동같은 코엔형제가 마초들을 위해 만든 영화가 '밀러스 크로싱'(Miller's Crossing, 1990년)이다.
의리와 조직을 강조하며, 세상만사 주먹으로 해결하는 남자들이 모여 돈과 여인을 위해 피를 튀기는 얘기다.
하지만 무턱대고 총질을 해대는 홍콩 느와르와 달리 주인공은 박쥐처럼 아일랜드 갱과 이탈리아 마피아 사이를 오가며 교묘한 간계로 두 조직을 속이는 두뇌 플레이를 펼친다.
그런 점에서 이 작품은 '요짐보'나 '라스트맨 스탠딩'과 닮았다.
나름 자신이 믿는 정의를 위해 피도 눈물도 없이 냉정해지는 사내의 모습에서 남자들만이 느낄 수 있는 뚝심이 배어 나온다.
그러면서도 스산하게 울리는 선율 사이로 고즈넉히 펼쳐지는 풍광은 이 작품을 꽤나 스타일리쉬한 느와르로 바꿔 놓았다.
특히 프랭크 패터슨의 미성으로 '대니 보이'가 아름답게 울려퍼지는 가운데 아일랜드 갱 두목이 집을 습격한 마피아들을 상대로 기관총을 갈겨대는 장면은 압권이다.
코엔 형제 특유의 블랙 유머와 배리 소넨필드의 수려한 영상 감각이 만나서 꽤나 훌륭한 예술작품을 빚어냈다.
1080p 풀HD의 1.85 대 1 와이드 스크린을 지원하는 블루레이 타이틀은 무난한 화질이다.
비록 윤곽선이 무디고 입자도 거칠지만 작품 특유의 분위기를 살리기엔 무리가 없다.
DTS-HD 5.1 채널을 지원하는 음향은 서라운드 효과보다 명확한 대사 전달에 초점을 맞췄다.
부록으로 배리 소넨필드의 이야기와 배우들 인터뷰 등이 한글 자막과 함께 들어 있다.
<블루레이 타이틀에서 순간포착한 장면들>
'볼 만한 DVD / 블루레이'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엠마뉴엘 (블루레이) (8) | 2011.11.01 |
---|---|
하이스쿨 뮤지컬2 (블루레이) (5) | 2011.10.31 |
데드 얼라이브 (7) | 2011.10.15 |
한나 (블루레이) (2) | 2011.10.11 |
로미오+줄리엣 (블루레이) (6) | 2011.09.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