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속에 여전사들이 등장하는 것은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다.
'에이리언'부터 '지아이 제인''니키타' '툼레이더' '레지던트 이블' 등 숱하게 많다.
그런데 최근 여전사들이 어려지기 시작했다.
'킥 애스'를 필두로 '서커펀치'에 이어 '한나'까지 10대 소녀들이 눈하나 깜짝 않고 피 튀기는 싸움을 벌인다.
세상이 흉악해진 탓도 있지만, 신기한 볼거리와 자극을 찾는 요즘 영화들의 추세와도 무관치 않은 듯.
조 라이트 감독의 '한나'(Hanna, 2011년)도 마찬가지.
16세 소녀 한나는 숲 속에서 세상과 격리된 채 아버지와 둘이서만 살았다.
아버지가 그에게 가리킨건 필살의 격투기와 사격술.
아버지의 목적에 따라 숲에서 나온 한나는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 세상과 충돌한다.
이 과정에서 그의 탄생 비밀이 하나씩 드러난다.
줄거리만 보면 다른 여전사물과 비슷할 것 같지만 이 영화는 좀 독특하다.
이야기를 동화적 구조에서 따라갔기 때문.
어려서부터 안데르센 동화를 즐겨 읽은 라이트 감독은 소녀와 아버지, 마녀라는 동화 구조에 등장인물을 대치시켰다.
그 바람에 영화는 액션이면서 성장물 같고, 로드무비의 형태를 띤 현대판 판타지가 됐다.
그렇다보니 전통적인 화끈한 액션을 기대했다면 당연히 실망할 수 밖에 없고, 여느 액션물과 다른 작품을 원했다면 라이트 감독의 독특한 색깔이 반가울 수 있다.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라이트 감독은 그동안 액션물과 거리가 먼 드라마를 주로 찍었다.
'오만과 편견' '어톤먼트' '솔로이스트' 등 등장인물의 섬세한 심리 묘사를 아름다운 영상으로 녹여내는데
탁월한 재주가 있는 감독이다.
이 작품에서도 그의 장기가 유감없이 발휘돼 사진같은 컷들을 곳곳에서 볼 수 있다.
그래서 액션과 이야기를 떠나 영상이 오래도록 기억나는 독특한 액션물이 됐다.
개인적으로는 이런 스타일이 마음에 들었다.
더불어 소녀 전사를 연기한 시얼샤 로넌도 눈에 띈다.
원래 라이트 감독의 예전 작품인 '어톤먼트'에 출연했던 배우.
이 작품에서는 여전사 역을 맡아 이미지 변신을 꾀했는데 성공적이었다.
1080p 풀HD의 2.40 대 1 와이드 스크린을 지원하는 블루레이 타이틀은 최신작답게 화질이 좋다.
흰 색의 설원과 황색의 사막 등이 깨끗한 색감으로 살아 있고, 샤프니스가 높아서 윤곽선도 또렷하다.
DTS-HD 5.1 채널을 지원하는 음향은 서라운드 효과가 잘 살아 있고, 저음이 묵직해 액션물의 맛을 잘 살렸다.
부록으로 삭제장면, 추가엔딩, 제작과정, 음악, 감독 음성해설 등 다양한 내용이 들어 있으며, 제일 중요한 감독의 음성해설을 제외하고는 모두 한글 자막을 지원한다.
<블루레이 타이틀에서 순간포착한 장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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