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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 만한 DVD / 블루레이

브리짓 존스의 일기: 열정과 애정(블루레이)

울프팩 2019. 5. 27. 16:48

브리짓 존스의 가장 큰 장점이자 매력은 낙천성이다.

그는 어떤 곤란한 상황에서도 포기하거나 실망하지 않고 이를 긍정적 에너지로 받아들인다.

 

낙하산이 잘못 떨어져 돼지우리에 곤두박질치거나 자동차가 심하게 튀긴 빗물을 홀랑 뒤집어 써서 새로 맞춘 옷과 머리가 몽땅 젖어도 그는 개의치 않는다.

오물투성이가 된 채로 방송을 하고 연인을 찾아간다.

 

그런 낙천성과 대책없는 저돌성이 사람들에게 웃음을 주고 짠한 감동을 주기도 한다.

그런 점에서 브리짓 존스 시리즈는 하이틴 로맨스 같은 판타지에 가깝다.

 

아무리 힘들게 비비 꼬여도 결국 아름다운 사랑으로 귀결되기 때문이다.

이는 곧 워킹타이틀이 만드는 로맨틱 코미디 특유의 장점이면서 흥행 포인트이기도 하다.

 

적어도 영화보는 동안 관객들은 복잡한 세상사를 잊고 브리짓 존스를 응원하기만 하면 되기 때문이다.

비번 키드론 감독의 '브리짓 존스의 일기: 열정과 애정'(Bridget Jones: The Edge Of Reason, 2004년)도 이 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전작에 이어 속편 격인 이 작품에서 브리짓 존스(르네 젤위거)는 뛰어난 인권 변호사 마크(콜린 퍼스)와 알콩달콩 사랑을 한다.

중간에 8등신 미녀 비서 때문에 뜻하지 않은 오해를 하고 일 때문에 오스트리아와 태국을 찾아가면서 뜻하지 않은 사건에 휘말리기도 하지만 궁극적으로 둘의 사랑은 단단해진다.

 

영화는 원작 소설에서 미미한 존재인 다니엘 클리버(휴 그랜트)의 비중을 높여서 극에 긴장감을 부여했다.

마치 브리짓을 놓고 사랑싸움을 벌이는 형국인 둘의 대결이 또 다른 웃음을 선사한다.

 

하지만 오스트리아와 태국을 오가며 스케일 넓게 촬영한 영상은 볼거리를 제공하지만 개연성 없이 이어지는 사건들 때문에 다소 산만하게 보인다.

물론 이 과정을 거치며 비 온 뒤에 땅이 굳어지듯 사랑 또한 위기를 넘으며 믿음이 흔들리지 않을 때 탄탄해진다는 교훈을 전하지만 그 위기 자체가 뜬금없다는 생각이 든다.

 

과연 마약상이 영화처럼 어수룩하게 마약 꾸러미를 맡길지, 그것이 하필 브리짓의 위기로 이어지는 이유 등이 수긍하기 힘들다.

어쩌면 이는 중요한 게 아닐 수도 있다.

 

본말을 뒤집는 본류는 아닌 소소한 에피소드로 볼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치부하면 결국 잡다한 에피소드를 늘어놓은 백화점의 진열장 같은 영화가 되고 만다.

 

그것이 여전히 낙천적이고 즐겁지만 전편에 비해 아쉬울 수밖에 없는 이유다.

그럼에도 음악 선택은 훌륭했다.

 

변함없이 귀에 익은 유명 히트곡들이 적절한 타이밍에 흘러나와 귀를 즐겁게 한다.

더불어 몸매가 망가지는 것을 마다하지 않고 살을 열심히 찌우며 열연한 르네 젤위거의 연기 또한 훌륭했다.

 

여배우로서 쉽지 않은 선택이었을 텐데 과감하게 연기한 모습을 보면 천상 배우라는 생각이 든다.

아마 그가 없었다면 이 시리즈는 성공하기 힘들었을 것이다.

 

1080p 풀 HD의 2.35 대 1 화면비를 지원하는 블루레이 타이틀은 아무래도 최신 영화와 비교하면 여러모로 아쉬운 평범한 화질이다.

클로즈업 등은 좋지만 전경과 원경 등에서 입자가 두드러지고 디테일이 떨어진다.

 

DTS HD MA 5.1 채널을 지원하는 음향은 서라운드 효과가 두드러지는 편은 아니다.

각종 삽입곡이 부드럽게 공간에 퍼지는 편안한 음향이다.

 

안타까운 것은 '궤도'를 '괘도', '순수한 마음'을 '순순한 마음'으로 표기하는 등 한글 자막에 오타가 있다는 점이다.

부록으로 음성 해설과 제작 과정, 시사회 영상과 배우 인터뷰, 삭제 장면, 액션 및 세트 촬영, 해외 로케이션 등 다양한 내용이 들어 있다.

 

음성 해설을 제외하고 모두 한글 자막이 들어 있다.

<블루레이 타이틀에서 순간 포착한 장면들>

007 주제가인 칼리 사이몬의 'Nobody Does it Better', 미니 리퍼톤의 'Loving You', 메리 블리지의 'Sorry Seems to be The Hardest Word', 마돈나의 'Material Girl' 등 귀에 익은 곡들이 많이 나온다.
르네 젤위거가 낙하산을 타고 돼지우리에 착지하는 장면은 와이어에 매달려 연기.
콜린 퍼스의 여비서로 나온 재신다 바렛.
1편의 원작 소설을 쓴 헬렌 필딩이 2편도 썼다.
오스트리아 스키장 장면은 현지 촬영했다.
스키를 못타서 뒤로 미끄러지는 장면 등은 르네 젤위거가 직접 연기. 배역처럼 스키를 못타지는 않는다.
태국 장면은 푸켓 리조트와 코판섬 등에서 촬영.
원작 소설에서 휴 그랜트가 연기한 인물은 비중이 미미했으나 영화에서 비중을 늘렸다.
원래 제작진은 1편을 연출한 샤론 맥과이어 감독에게 이번작도 연출하겠냐고 물었다. 그러나 맥과이어 감독이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르네 젤위거는 살찐 브리짓을 연기하기 위해 도넛 등을 먹으며 체중을 11kg 이상 불렸다.
르네 젤위거는 영국식 억양을 구사하기 위해 다시 억양 공부를 했다.
조지 클루니가 카메오로 나올 예정이었으나 일정상 무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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