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브 맥퀸 감독의 '셰임'(Shame, 2011년)은 정상적인 사랑이 불가능한 남자의 이야기다.
뉴욕에서 바쁘게 살아가는 주인공 브랜든(마이클 패스벤더)은 성중독자다.
하지만 그는 정상적인 연애는 불가능하고 변태적인 음란 사이트나 매춘부와 나누는 정사로만 그의 성욕을 해결할 수 있다.
진지한 연애는 최장 4개월이 전부이고 정상적 연애 관계를 갖는 것을 몹시 어려워한다.
결국 그는 좋아하는 여자가 생겨도 원만한 관계로 발전시키지 못하고 파국으로 치닫는다.
맥퀸 감독은 불안하게 흔들리고 알 수 없는 우울에 빠져드는 브랜든을 통해 도시인의 불안과 우울, 성적 방황을 그렸다.
어찌 보면 변태적인 주인공의 모습은 하루하루 바쁘게 쫓기듯 살아가는 도시인의 모습이 조금씩 섞여 있다.
도대체 브랜든은 왜 저렇게 살아야 하나, 그는 왜 정상적인 연애가 불가능할까 라는 질문이 계속 떠오르는데 해답을 찾을 수 없다.
쉽게 해답을 찾을 수 없다는 것 자체가 이 영화가 제시하는 메시지다.
도시의 우울과 불안, 미치도록 돌아가는 향락적인 삶에 결코 이유나 이를 바로잡기 위한 해법이 있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그저 미쳐 돌아가는 도시의 삶과 그 영향을 받을 수 없는 사람들의 모습이 브랜든의 삶에 투영되고 있다.
그런 모습들이 한편으로는 변태 같고 비정상적으로 보이면서도 안타깝고 연민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아무래도 내용이 그렇다 보니 영상의 수위가 높다.
등장인물들의 성기 노출은 물론이고 과격한 성행위 장면과 남자들의 동성애 장면들이 거침없이 나온다.
다소 거칠고 파격적인 이야기 속에 다양한 감정들이 소용돌이치듯 혼란스럽게 섞여 들어가는 과정을 잘 보여준 맥퀸 감독의 연출력이 새삼 돋보이는 작품이다.
아울러 숀 밥빗의 깔끔한 촬영을 칭찬하지 않을 수 없다.
특히 브랜든이 밤거리를 조깅하는 모습을 나란히 카메라가 따라가며 롱 테이크로 잡은 장면은 뉴욕이라는 도시의 차가운 느낌을 인상적으로 보여준 장면이다.
여기에 존 콜트레인, 쳇 베이커의 재즈 연주와 글렌 굴드의 피아노 연주 등 음악도 좋았다.
캐리 멀리건이 직접 부른 'New York New York'은 결코 어디에도 뿌리내리지 못하고 떠돌 수밖에 없는 캐릭터의 느낌을 잘 살려서 부른 노래다.
1080p 풀 HD의 2.35 대 1 화면비를 지원하는 블루레이 타이틀은 화질이 무난하다.
밤 장면이나 어두운 클럽 장면에서는 입자가 두드러져 보인다.
DTS HD MA 5.1 채널을 지원하는 음향은 자연스러운 배음과 효과음이 특징이다.
그만큼 서라운드 효과가 강조되지는 않는다.
부록으로 뮤직비디오와 감독, 제작자들 인터뷰 영상이 한글자막과 함께 들어 있다.
<블루레이 타이틀에서 순간 포착한 장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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