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왓츠 감독의 '스파이더맨 홈커밍'(Spider-Man: Homecoming, 2017년)은 기존 스파이더맨 시리즈와 완전히 다른 영화다.
새로운 시리즈의 시작이라고 해도 좋을 만큼 여러 가지 설정이 샘 레이미 감독의 기존 시리즈와 확연한 차이를 갖고 있다.
우선 스파이더맨인 피터 파커가 고교생 나이로 크게 어려졌다.
그만큼 10대 소년의 발랄함과 조심성, 과감함과 두려움 등을 함께 갖고 있다.
이런 설정이 고뇌하는 청년이었던 기존 시리즈와 다른 스파이더맨의 성격을 만들어 냈다.
덕분에 관객 입장에서는 불안하면서도 과감한 스파이더맨의 다음 선택을 흥미롭게 기다리며 바라볼 수 있다.
주인공의 성격과 나이뿐 아니라 스파이더맨의 외모와 능력도 변했다.
아이언맨인 토니 스타크가 본격적으로 어벤저스에 합류하는 스파이더맨을 위해 최첨단 기능을 지닌 복장을 개발했다.
아이언맨처럼 인공지능(AI)이 내장된 첨단 복장은 상황 분석부터 자동으로 무기 선택 등 기존 아날로그 스파이더맨과 다른 컴퓨터 같은 능력을 과시한다.
덕분에 스파이더맨은 동시에 여러 명의 적을 공격하고 상황에 따라 폭탄이나 접착제, 상대를 기절시키는 능력 등 다양한 거미줄을 발사한다.
그 바람에 피터 파커의 손목에서 분사되던 거미줄도 손목에 찬 발사 장치에서 나가는 화합물로 바뀌었다.
또 가슴의 스파이더맨 로고에서 드론이 발사되는 등 기존 스파이더맨 시리즈에서는 볼 수 없던 기능들이 등장한다.
스파이더맨의 복장도 다양하게 변했다.
피터 파커가 스스로 도안해서 착용했던 전작 시리즈의 복장과 달리 토니 스타크가 개발한 스파이더맨 복장은 번쩍거리는 금속으로 제작돼 마치 아이언맨을 연상케 한다.
이와 함께 인공지능이 내장된 스파이더맨 복장 또한 컴퓨터로 뽑아낸 듯 매끈하다.
여기에 피터 파커가 만든 트레이닝복과 후드티 같은 복장도 나온다.
흥미로운 것은 이러한 기능과 디자인이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PS)4용 '스파이더맨' 게임과 그대로 연결되는 점이다.
처음부터 영화와 게임을 연계해서 개발한 듯 게임 속에 다양한 스파이더맨의 복장과 기능이 다른 각종 거미줄, 드론 등 첨단 기능이 그대로 적용됐다.
따라서 PS4용 게임을 재미있게 즐겼다면 이 영화가 마치 게임 영상을 보는 것처럼 더욱 흥미로울 수 있다.
또 달라진 점은 섹시한 이모의 존재다.
샘 레이미 감독의 나이 지긋한 이모와 달리 이번 작품의 이모는 나이도 훨씬 젊어졌고 많은 남성들이 관심을 가질 만큼 매력적인 여성이다.
이모 역할은 마리사 토메이가 연기.
영화의 내용은 새로 등장한 악당 벌처와 스파이더맨의 대결을 다뤘다.
벌처는 외계 물체를 이용해 제작한 특수 장비로 하늘을 날며 스파이더맨을 공격한다.
영화 속 시점은 어벤저스 시리즈의 외계 침입자들과 마블 히어로들의 대결 이후의 시기를 배경으로 한다.
지구에 흩어진 외계 물질의 파편을 주워 신무기를 개발한 벌처는 더 많은 외계 물질 확보를 위해 어벤저스의 수송기를 노리고 이를 스파이더맨이 막는 이야기다.
흥미로운 점은 벌처의 존재다.
원작 만화에도 나오는 벌처 역할을 마이클 키튼이 맡았다.
마이클 키튼은 DC코믹스의 상징적 영웅인 '배트맨'을 연기했던 인물.
팀 버튼이 감독한 배트맨 시리즈에서 배트맨을 연기한 그가 마블의 영웅 '스파이더맨' 영화에 악당으로 등장한 점이 아주 흥미롭다.
결코 DC 입장에서 유쾌한 일은 아닐 듯싶다.
그만큼 이번 스파이더맨은 극 중 설정인 15세의 불완전하고 어린 소년과 세상 물정 다 아는 노련한 악당과의 싸움을 그렸다.
이런 설정은 강력한 스파이더맨의 존재를 바라는 사람들에게는 아쉽겠지만 아슬아슬하고 긴장감 넘치는 액션 장면 재현에 효과적이다.
주인공이 초영웅보다는 왠지 인간에 가깝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기 때문이다.
아울러 영화는 스파이더맨의 탄생 과정에 더 이상 집착하지 않는다.
과감히 본격적인 대결로 들어감으로써 시리즈에 익숙한 사람들을 지루하게 만들지 않는다.
이처럼 많은 것들이 달라졌지만 변하지 않은 것이 있다.
바로 불쌍한 피터의 존재다.
학교나 집 등에서 왠지 주눅 들어 있는 듯한 피터의 존재는 다른 초영웅들과 달리 연민을 불러일으키게 한다.
그 점이 스파이더맨의 인간적인 매력이자 차별점이다.
국내 출시된 4K 타이틀은 4K, 3D, 일반 블루레이 등 총 3장의 디스크로 구성됐다.
2160p UHD의 2.39 대 1 화면비를 지원하는 4K 타이틀은 화질이 좋다.
윤곽선이 깔끔하고 쨍한 색감이 그대로 살아 있으며 디테일이 우수하다.
돌비 애트모스를 지원하는 음향 또한 리어 채널을 적절하게 활용해서 서라운드 효과가 좋다.
부록으로 NG 장면과 스파이더맨의 어벤저스 합류 스토리, 톰 홀랜드의 캐스팅, 스턴트, 마블 세계관과 벌처 이야기, 존 와츠 감독 소개와 배우들의 대담, 확장 장면 및 삭제 장면, 게임 홍보와 가상현실 소개, 예고편 등 풍성한 내용이 한글자막과 함께 HD 영상으로 들어 있다.
<블루레이 타이틀에서 순간 포착한 장면들>
이번 작품의 피터 파커는 15세 고교생으로 설정돼 역대 시리즈 중 가장 어린 스파이더맨이다.
스파이더맨의 원작자 스탠 리가 변함없이 카메오로 나왔다. 그는 2018년 11월 12일 사망했다.
스파이더맨 역할은 톰 홀랜드가 연기.
톰 홀랜드는 과거에 댄서였고 어려서 체조를 배워 몸이 날렵하다.
톰 홀랜드는 액션의 상당 부분을 직접 연기했다.
배우와 스턴트맨들은 센서가 부착된 옷을 입고 그린 스크린 앞에서 연기. 이렇게 모션 캡처한 영상을 디지털로 작업해 사람이 하기 힘든 액션들을 만들었다.
워싱턴 기념탑 장면은 맨 꼭대기 일부를 세트로 만들어서 그린 스크린 앞에 설치한 뒤 촬영.
인공지능이 탑재된 스파이더맨의 옷은 576개의 기능을 갖춘 것으로 설정.
날개 길이만 11미터에 이르는 벌처가 새로운 악당으로 등장. 날개 끝이 칼날로 돼 있어 스파이더맨의 거미줄을 잘라낸다.
스피리트 오브 아메리카라는 이름의 배는 실제 뉴욕의 스태튼 아일랜드를 오가는 페리선이다. 9.11 사태 때 무너진 세계무역센터 건물의 잔해로 만들었다.
스파이더맨이 쪼개진 유람선을 거미줄로 묶어 잡고 있는 장면은 '스파이더맨 2'의 낭떠러지로 떨어지는 전철을 막으려는 장면을 오마주 했다.
조지아주, 파이에트 카운티, 영국의 파인우드 스튜디오와 베를린, 뉴욕 등에서 촬영.
어벤저스의 새 본부인 업스테이트가 등장.
원작 만화에 등장하는 벌처는 마르고 나이 든 전기공학자다. 그는 자력을 이용해 공중에 뜨는 특수 복장을 개발한다.
아이언맨을 연상케 하는 스파이더맨 복장은 원작 만화에 등장하지 않는다.
엔딩 크레디트에 마이클 키튼과 캡틴 아메리카가 등장하는 2개의 쿠키 영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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