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7 시리즈로 유명한 테렌스 영 감독은 특이한 이력을 갖고 있다.
1915년 중국 상하이에서 태어난 그는 영국 케임브리지대학에서 동양사학을 전공한 뒤 20대인 제 2 차 세계대전때 전차부대 전차장으로 참전했다.
당시 그는 영화 '머나먼 다리'로 유명한 마켓가든 작전에 참가해 네델란드 아른헴에서 싸웠다.
종전 후 1945년 영화감독을 준비하던 그는 은퇴한 영국군 장교와 부상병들을 위한 자선단체에서 우연히 16세 소녀를 소개 받았다.
전쟁이 끝나 아른헴의 집에 돌아와 어머니를 따라 자선단체에 들렸던 소녀는 바로 오드리 헵번이었다.
헵번의 어머니는 테렌스 영이 아른헴 관련 다큐멘터리를 준비 중이라는 소식을 듣고 제작자에게 딸의 출연을 부탁했으나, 제작자는 발레를 배우는 어린 소녀를 출연시킬 수 없다며 거절했다.
그때 처음 만난 테렌스 영과 헵번의 인연은 약 20년 뒤 영화 '어두워 질 때까지'(Wait Until Dark, 1967년)로 다시 이어졌다.
프레드릭 노트의 연극 대본을 원작으로 한 이 작품은 마약 범죄단의 음모에 휘말린 맹인 여성이 이들을 물리치는 스릴러다.
이 작품에서 주인공을 맡은 오드리 헵번은 히치콕 감독을 연출자로 선정하려던 제작진에게 테렌스 영 감독을 추천했다.
이 작품에 앞서 최초의 007 영화인 '살인번호', 두 번째 작품 '위기일발', 네 번째 작품 '썬더볼 작전' 등 3편의 007 영화로 액션물을 훌륭하게 소화한 테렌스 영 감독은 이 작품에서도 긴장감있는 연출을 선보였다.
뿐만 아니라 고운 여성만 연기했던 오드리 헵번이 두 눈 멀쩡하게 뜨고 맹인 연기를 실감나게 해 아카데미 여우주연상 후보에 올랐다.
이 작품의 묘미는 밀실 추리 소설의 기법에 있다.
맹인 여성의 반지하 집이라는 제한된 공간에서 악당들과 벌이는 사투는 밀실 스릴러 특유의 공포와 긴장감을 준다.
특히 막판 잔인한 악당과 여성이 벌이는 사투는 머리카락이 올올이 곤두설 만큼 긴장감 넘친다.
희곡 특유의 제한된 공간과 제한된 인물이 등장하지만 히치콕 스릴러 못지 않은 아슬아슬한 재미를 선사하는 정통 스릴러이다.
1.85 대 1 애너모픽 와이드스크린을 지원하는 DVD 타이틀은 DVD 수준에서 평범한 화질이다.
음향은 돌비디지털 모노를 지원하며 부록으로 한글 자막이 들어 있는 제작과정이 수록됐다.
<DVD 타이틀에서 순간 포착한 장면들>
'볼 만한 DVD / 블루레이'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시카고 (블루레이) (4) | 2012.11.17 |
---|---|
레지던트 이블 댐네이션 (블루레이) (2) | 2012.11.14 |
이퀼리브리엄 (블루레이) (8) | 2012.11.12 |
달과 꼭지 (5) | 2012.11.11 |
포카혼타스 (블루레이) (4) | 2012.11.10 |